[신년기획]일본, 국가 전략 기술혁신 투자로 재기 노린다
일본은 인구 1억명이 넘는 세계 4위 경제 대국이다.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일본은 디지털 전환에 빠르게 따라가지 못해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정부의 체계적인 기술혁신 지원을 기반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부상
1980년대 중반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은 미국의 슈퍼 301조 발동, 미·일 반도체 협정 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며 2021년 6월 '반도체 디지털산업 전략'을 발표, 지난해 6월 일본 정부는 반도체, 디지털산업 전략을 개정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2030년까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업의 반도체 부문 합계 매출 140조원 이상을 달성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에 따라 일본 현지에서는 새로운 반도체 혁신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가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일본은 구마모토 공장에 공장 설비 투자의 절반 가량인 4조 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구마모토 공장은 일본 내 가전, 모빌리티 분야에 반도체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구마모토 2공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또다른 일본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래피더스는 최첨단 공정 중 하나로 꼽히는 2나노미터(㎚) 공정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래피더스는 지난해 일본 정부와 토요타·소니·NTT·키옥시아 등 일본 주요 8개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한 반도체 기업이다. 래피더스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텐스토렌토와도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향후 텐스토렌토가 설계 주문을 받은 반도체 생산을 래피더스에 위탁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를 잡아라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산업을 선점하는데도 정부 투자와 기업 혁신이 잇따르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배터리에 강세를 보였던 경험을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일본 기업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20% 회복을 목표로 삼고 총 54조 5000억원의 민간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일본 특허청에 따르면, 2013~2021년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 5438건 중 일본 기업이 낸 특허 출원 수는 2645건으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토요타·닛산·마쓰다·스바루 등 차량 제조업체 4개사와 파나소닉 등 배터리 업체는 자국산 배터리 제조를 늘리기 위해 2028년까지 약 9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약 3조 25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일본 배터리 제조능력을 150GWh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토요타는 2028년 가동 예정인 후쿠오카현 배터리 공장 신설에 약 2조 3207억원을 투자했다. 마쓰다와 스바루는 파나소닉을 통해 총 5조 713억원을 투입해 생산시설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자기술혁신 주도권 확보 나서
미래전략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컴퓨터 주도권 확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초고속 연산이 가능해 금융, IT, 물류 등 산업 다방면에 적용될 수 있어 핵심 기술로 여겨진다.
일본은 2022년 정부가 키울 핵심 성장전략으로 양자기술을 낙점했다. 2030년까지 양자 기술 이용자를 1000만 명 수준으로 확대해 양자 기술을 이용한 생산액을 493조원 규모로 육성할 방침이다. 같은해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를 생산,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에는 리켄과 후지쯔가 공동으로 개발을 주도한 자체 제작한 양자컴퓨터 1호기가 가동을 시작했다. 일본 국책연구기관인 자연과학연구기구 소속 분자과학연구소는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한 회사도 세울 계획이다.
일본 국립연구소는 미국 IBM과 차세대 양자컴퓨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양 기관은 2029년 이후 투입할 예정인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반도체와 초전도 회로를 개발한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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