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100년] 양자컴은 수출 통제 전략물자…"핵심 공급망 조기 편입 시급"(중)

이병구 기자 2025. 1. 2. 10:2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이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초전도 양자컴퓨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RISS 제공

[편집자주] 1925년 독일 이론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한 양자역학의 지평을 열었습니다. 100년이 지난 현재 현대물리학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양자역학은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과학의 최전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유엔은 2025년 새해를 '국제 양자과학 기술의 해'로 지정했습니다.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양자센서 등 국내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양자기술의 현주소와 전망을 세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양자컴퓨터는 국가 안보에 중요한 '전략물자'로 분류되며 최근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수출 통제 대상 물품으로 지정되고 있다. 양자컴퓨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에 한국이 핵심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에 서둘러 편입하지 않으면 기술 패권 경쟁에서 낙오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물품에 21종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긴 36차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용 동위원소와 극저온 냉각 시스템 등이 추가됐다. 지난 9월 미국이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포함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보인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고전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제대로 활용될 경우 기존 암호 체계를 쉽게 풀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등 국가 안보와 연결된 전략물자로 분류된다.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은 양자컴퓨터를 포함한 '양자 경제'가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흐름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아직 양자컴퓨터 시장은 초기 단계로 기회가 많다"며 "양자기술 후발주자의 한계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한국 제조업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해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의 핵심은 정보를 0과 1 또는 그 이상의 값을 중첩 상태로 가질 수 있는 정보 단위 큐비트(qubit) 구현이다. 이 단장은 "양자화된 값을 중첩 상태로 가질 수 있는 형태라면 다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용호 단장이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RISS 제공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방식으로는 초전도, 이온트랩, 중성원자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 있다. 이 중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현시점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양자컴퓨터로 평가받는다. 전기 저항이 없는 극저온 초전도 상태에서 전기 회로의 에너지 수준에 0과 1 등으로 정보를 양자화한다. 이 단장은 "(회로가) 꼭 초전도 상태여야 큐비트가 되는 것은 아니고 초전도체를 쓰면 큐비트의 안정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도 기존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계산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 큐비트 수를 많이 구현하고 큐비트를 조작하고 읽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 이 단장은 초전도 양자컴퓨터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전한 이유에 대해 "초전도 방식은 반도체 소자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인프라가 좋고 회로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와 유사해 더 직관적이며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두뇌 역할을 하는 양자프로세서(QPU)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초전도 상태를 구현하기 위한 극저온 냉동기, 큐비트를 제어하고 측정하기 위한 고주파 회로 장치, 소자 제작 공정 장비, 관련 소프트웨어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단장은 "한국도 양자컴퓨터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에 서둘러 참여해 국제 표준화 활동이나 해외 기업과의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기성품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시스템 설계 자유도가 낮아진다"며 한국 자체적으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은 2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올해 초 클라우드 형태로 시연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50큐비트급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해 2026년까지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 단장은 "50큐비트가 최종 목표는 아니고 향후 더 큰 규모로 가기 위한 요소기술을 1차로 확보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는 100큐비트 이상의 QPU를 내놓고 있는 구글이나 IBM 등 선도적인 기업과 비교하면 큐비트 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단장은 "적은 큐비트여도 상용화가 적용되면 물류, 전기, 식품 분배 등의 실생활 문제 해결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큐비트 기술과 오류 완화, 오류 정정 기술인 측정·제어기술이 같이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