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외환위기 부도 직전서도 극복… 국내외 악재 기회로 삼을 때” [2025 신년특집-1945년생 해방둥이의 광복 80년]
자급자족 열망이 창업의 태동
고비 때마다 ‘食근본’ 초심 믿음
우리 미래 위해 도전·열정 발휘를
지난 80년간 한국 현대사가 격동의 역사를 써온 것처럼 1945년 태어난 ‘해방둥이’ 기업인과 기업도 질곡의 세월을 이겨내며 국가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해방 직후 기반시설이 전무한 상황에서 오로지 도전과 개척정신만을 밑천 삼아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해방둥이’들은 외환위기, 글로벌 경제위기 등 숱한 풍파를 온몸으로 맞으며 버텨낸 한국 경제의 산증인이자 주역이기도 하다.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이들의 불굴의 기업가 정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윤 회장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0년 삶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물음에 1·4후퇴 당시를 떠올렸다. 80년간 온갖 고비를 겪었지만 그중에서도 먹고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낀 시기이자 ‘생존 DNA’를 가슴 깊이 이식한 때였다.
크라운해태는 ‘해방둥이’ 윤 회장과 같은 해 탄생한 ‘해방둥이 기업’이다. 회사의 모체인 ‘해태제과 합명회사’(1945)와 ‘영일당제과소’(1947)는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굶주린 국민의 배를 채우기 위해 처음으로 적산(해방 전 일제나 일본인 재산)이 아닌 순수 민족자본으로 탄생해 국내 식품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민족 사랑과 자급자족에 대한 열망이 창업의 태동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 해방둥이 기업의 연혁에는 광복과 6·25전쟁, 민주화, 금융위기 등 80년 현대사의 굴곡이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다. 많은 풍파 속에서도 국가 부도를 목전에 뒀던 1997∼98년 IMF 외환위기는 대한민국 경제사의 중요한 ‘사건’이자, 윤 회장 경영 인생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우리 경제의 압축성장과 함께 고성장을 이어오던 크라운제과도 외환위기와 함께 직격탄을 맞았다. 2억원을 막지 못해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한 것.
고비마다 그랬듯 윤 회장은 ‘초심’에서 길을 찾았다. 그는 “부친인 고(故) 윤태현 창업회장은 엄혹한 일제 치하에서 극심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튼튼한 미래를 준비했고, 광복과 함께 영일당을 창업했다. ‘식(食)은 생명의 근본’이라는 믿음으로 더 좋은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친 그 마음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전 직원과 하루에 세 번 산 정상을 오르는 ‘삼봉(三峰) 등산 경영’을 펼쳤고, 그렇게 기른 힘으로 위기 극복에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뼈를 깎는 내실화를 거치며 크라운제과는 2003년 화의를 조기 졸업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화의에서 벗어난 지 1년 만에 크라운제과보다 몸집이 2배가량 큰 해태제과를 인수해냈다. 위기 상황에서도 시대 흐름을 빠르게 읽어내 기회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게 굴곡의 역사를 버텨온 윤 회장의 철학이었다. “크라운제과 부도를 막아내며 축적한 힘으로 외국계 자본에 매각될 뻔했던 민족기업 해태제과를 2005년 인수해 크라운해태제과를 출범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함께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제과기업으로 성장하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처럼 윤 회장은 국내외 악재에 신음하는 한국 경제가 또 한 번 도전과 열정을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살아보자’는 국민의 열망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든 원동력이며, 이는 한국 현대사와 산업화가 이룬 가장 위대한 성취”라며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국경을 넘는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큰 도전정신과 열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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