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더 이상 태안 앞바다는 없다… 신구장 오픈 행사, '가을야구 사은품' 있을까

김태우 기자 2025. 1. 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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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년 동안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한화는 신구장 개장에 맞춰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한화이글스
▲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한 한화는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검증된 선발 자원인 엄상백과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하며 성공적인 이적 시장 행보를 마무리했다.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의 2024년 시즌 전망은 모처럼 긍정적인 기운이 돌고 있었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부족한 타격을 강화하기 위해 채은성과 6년 총액 90억 원에 계약한 한화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검증된 타자인 안치홍과 4+2년 총액 78억 원에 계약하며 타격을 보강했다.

문동주 노시환을 필두로 하는 팀의 코어 유망주들도 앞으로 나아가는 보폭이 커지던 시점이었다. 화룡점정은 ‘괴물’ 류현진의 친정 유턴이었다. 2023년으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이 끝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와 KBO리그 유턴을 고심한 끝에 한화와 8년 총액 170억 원에 계약하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의 폭죽을 쏘아 올렸다. 나이가 있기는 했지만 류현진은 류현진이었고, 한화의 5강 도약을 점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24년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는 이런 팀 내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공약이 나왔다. 팀의 베테랑 선수이자 주장이었던 채은성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 고참 선수들을 모아서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는 재치 있고 또 비장한(?) 공약을 내걸었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5강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이 강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류현진과 채은성을 비롯한 몇몇 베테랑 선수들은 칼바람이 부는 겨울, 태안 앞바다로 뛰어들어야 했다.

전력 보강이 이뤄졌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실제 시즌 초반에는 쾌조의 기세를 탈 때도 있었다. 충성심 높은 한화 팬들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연일 가득 메우는 등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나 아직 기초 체력이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위기를 대처하지 못했고, 결국 최원호 감독이 일찌감치 경질되는 사태를 맞이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인 김경문 감독과 3년 계약을 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지만 한 번 처진 순위를 다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결국 66승76패2무(.465)로 또 한 번의 ‘루징 시즌’을 기록하면서 8위에 처졌다. 분명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한화 베테랑 선수들은 이 책임을 통감하며 약속을 지켰다. 물에서 나왔을 때 그들의 심정은 아마도 ‘내년에는 반드시 팬들에게 약속을 지킨다’에 가까웠을 것이다. 류현진은 “팬 여러분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겨울 바다에 다녀왔습니다. 내년에는 제대로 더 잘 하겠습니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화의 기조는 2025년에도 ‘가을을 향한 올인’이다. 리빌딩은 끝났다고 이미 천명했다. 이제는 성적이다. 올해가 더 중요한 것은 신구장 개장 첫 해이기 때문이다. 신구장 오픈과 함께 도약하겠다는 구단의 구상은 꾸준히 있었다. 그 사전 작업이 최근 2년의 전력 보강이었다. 구상에 비해 팀의 속도가 다소 더디기는 하지만, 2025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늦지 않게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 한화는 올해 5강 이상의 성적으로 대권을 향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한화이글스

오랜 기간 정이 들었지만 낙후돼 한계가 뚜렷했던 한밭을 떠나, 바로 옆 최신식 구장에 입주하는 상황에서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선수단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한 베테랑 선수는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조심스레 선수단 각오를 대변했다. 구단도 또 전력 보강에 나섰다. FA 시장에서 심우준(4년 총액 50억 원), 엄상백(4년 총액 78억 원)을 차례로 영입하며 굵직한 전력 상승을 이끌어냈다.

심우준은 땅볼 유도 비율이 높은 팀 마운드에 도움이 될 만한 수비다. 한화는 지난해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과 평균자책점(ERA)의 괴리가 가장 큰 팀 중 하나였다. 수비력, 그리고 한화에 다소 부족했던 주력을 모두 갖춘 심우준의 가세는 생각보다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엄상백은 지난해 13승을 비롯, 최근 3년간 두 번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선수다. 엄상백의 영입으로 한화는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 그리고 외국인 투수 두 명으로 이어지는 정상급 로테이션 구축에 나선다. 선발 자원들이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불펜도 연쇄적인 보강 효과가 기대된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시즌 막판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다. 김 감독은 “이렇게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내년에는 반드시 가을야구에 초대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마무리캠프도 다른 팀에 비해 대규모로 진행했다. 이제 구슬들을 정확히 확인한 만큼 꿰는 작업이 남았다. 신구장 오픈은 다시 시작하기에 아주 좋은 여건이자 환경, 또 분위기 전환이기도 하다. 한화의 2025년 말미에 태안 앞바다가 아닌, 다른 공약이 실현될 수 있을지 리그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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