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라이저 논란 증폭… 국토부, 입장 바꿔 “규정위반 재검토” [제주항공기 무안 참사]
공항설계지침 위반 지적에 번복
“안전보다 책임 회피 급급” 비판론
로컬라이저에 콘크리트 구조물
국내 14개 공항 중 최소 6곳 확인
일각 “조종사들 알 수 없어” 지적
전문가 “다른 공항도 신속 개선을”
조종사의 비상착륙 대처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주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설치 규정 위반 여부를 두고 갈수록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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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크리트 둔덕 올라가 조사 제주항공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한·미 합동조사팀이 1일 무안국제공항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된 둔덕에 올라 시설을 조사하고 있다. 무안=뉴시스 |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브리핑에서 콘크리트 둔덕이 종단안전구역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지난달 31일에는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 해외 공항에도 유사한 콘크리트 둔덕이 다수 발견된다며 해외 사례까지 제시했다. 참사 직후 다수의 언론이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국토교통부 예규를 근거로,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규정 위반’을 언급하자 국토부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도 국토부 관계자는 전날까지 “영어로 하면 ‘including’(로컬라이저 포함)이냐, ‘up to’(로컬라이저 앞까지)냐, 여기서 (의견이) 갈리는 것”이라며 규정 위반이 아님을 고수하다 이날 오전에서야 전반적인 ‘재검토’를 선언했다. 국민의 ‘안전’보다는 끝까지 ‘책임’을 다투다 어쩔 수 없이 밀려났다.
이런 가운데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된 공항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우려를 키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관리 중인 국내 14개 공항 가운데 무안을 포함해 최소 6곳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공항의 로컬라이저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매립된 4m 높이 둔덕 위에 설치됐다. 로컬라이저 높이까지 더하면 6m다. 광주공항은 1.5m, 포항경주공항은 2m 높이 구조물 위에 로컬라이저가 세워졌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또 다른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보헌 극동대 교수(항공안전관리학과)는 “요 며칠간 국토부 직원들이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규정에 명시돼 있다”며 “잘 몰랐을 수도 있고 이게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이라 회피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항공의 역사는 피로 쓰인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지켜지려면 정부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다른 공항도 신속한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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