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 전쟁터는 `AI로봇`…재계 총수들, `휴머노이드` 등 선점 사활




양자컴퓨터와 AI의 결합(QAI 빅뱅)은 데이터 처리와 연산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다. 고전컴퓨터가 수억년 걸릴 복잡한 계산을 단 몇 분만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그레이드된 '양자컴 AI'가 메카트로닉스와 만나면 또다른 혁명이 일어난다. 바로 AI를 입은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의 등장이다.
이런 바람을 타고 삼성전자가 을사년(乙巳年) 원단에 새로운 사업 전략으로 로보틱스를 제시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대주주로 있던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 다음달 17일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자회사로 편입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4대그룹을 비롯해 한화·두산도 로보틱스 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휴머노이드, 협동·물류·식음료(F&B) 분야 등으로 사업범위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AI 다음 수순으로 일컬어지는 '피지컬AI' 시대가 조만간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029년 15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서비스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레인보우 품고 휴머노이드 공략 = 삼성의 이번 콜옵션 행사 물량은 2675억원으로, 작년 기투자금(868억원)을 더하면 3500여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이번 콜옵션 행사로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은 14.7%에서 35.0%로 높아지게 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연결재무제표상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일단 해소된 가운데 나온 굵직한 조직 변화로 삼성의 미래 방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초대 단장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에게 맡겼다. 오 교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 퇴임 후 삼성전자 고문도 같이 맡게 된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미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시너지협의체도 운영하기로 하고, 미래로봇 기술 개발부터 로봇 사업 전략 수립과 수요 발굴 등에 나서기로 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제조, 물류 등 업무 자동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LG도 대대적 투자… 한화도 로봇 신사업 육성= LG전자는 2017년부터 로보티즈, 로보스타, 엔젤로보틱스 등에 투자해왔으며 로보스타는 최대주주, 로보티즈와 엔젤로보틱스는 2대주주로 있다. 이 중 로보티즈와는 실외 자율주행로봇 납품 계약을 맺고 작년부터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로보티즈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이 작년 12월 전망한 '최고 서비스로봇 시장 목록'에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로보티즈의 현재 주력 사업군은 제조공장에 들어가는 협동로봇으로, 일명 '로봇팔'(매니퓰레이터)이다. 로보티즈는 작년 11월 미 MIT와 손잡고 '피지컬AI'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피지컬AI는 로봇팔에 AI 기술이 적용돼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는 기술로 '생성형AI'의 다음 단계로 평가된다. 이는 작년 1월 미 스탠포드대와 구글 딥마인드의 알로하 프로젝트가 공개된 이후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 프로젝트에 로보티즈의 다이나믹셀이 적용되면서 같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1조원에 인수한 이후, 혁신 스마트 제조 시설에 로봇개 '스팟' 등을 투입하며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작년 10월 일반 도요타리서치연구소와 아틀라스의 거대행동모델(LBM) 학습 관련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내용의 협력을 맺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지분 15%를 출자하는 등 깊은 공을 들여왔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부회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작년10월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 사업부 중 협동로봇·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사업을 분리해 한화로보틱스를 신설했으며 협동로봇을 주력으로 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조직재편 분할로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낮아진 상태지만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4위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피지컬 AI가 미래"… 2029년 145兆 시장 경쟁= 이처럼 국내 주요 기업들, 특히 총수들이 로봇 분야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미래 제조 공장의 혁신을 넘어 '삶의 질'을 바꿀 핵심 기술로 꼽히기 때문이다. 생성형AI 등장으로 '대화'의 영역에서 혁신이 바람이 불었다면, 다음 세대로 일컬어지는 '피지컬AI' 시대가 도래하면 육체적인 분야에서 체감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켓앤드마켓이 전망한 서비스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471억달러(약 69조원)에서 2029년에는 986억5000만달러(145조2000억원)로, 연평균 15.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비스로봇에는 의료·배송로봇뿐 아니라 무인운반차량(AGV), 휴머노이드, 건설로봇 등 환경·공장·병원·공공 등 전문응용분야도 포함된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피지컬AI는 인간이 팔로 해왔던 기능을 앞으로 로봇이 하게 되는 기능"이라며 "이 경우 '진짜 AI가 우리에게 혜택을 주는 구나' 하고 AI가치를 재조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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