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경차값 휴머노이드' 나온다…핵심부품 국산화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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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말귀를 알아듣고 알아서 학습하는 생성형 AI의 발달과 함께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지금의 로봇시장은 그야말로 '핫'하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형태와 움직임을 유사하게 모방해 인간이 수행하기 힘든 다양한 환경에서 주어진 기능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을 일컫는다. 인건비 상승과 고령화, 공급망 재편 등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이 휴머노이드 발전을 앞당기는 모습이다.

2세대 휴머노이드 양산을 가시화한데는 AI의 진화와 더불어 모터, 감속기, 센서 등 로봇 관련 핵심 구동 부품의 눈부신 발전의 역할이 컸다. 박동일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첨단로봇연구센터장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에 따르면 2세대 휴머노이드가 등장할 무렵 고감속비 모터 등과 같은 정밀 보행과 작업 제어 위주의 부품 양산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기계연은 최근 로봇용 고성능 모터를 제작할 수 있는 3차원(D) 프린팅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기술은 자성체 3D프린팅 전용 장비와 특화설계 방식으로 금형 없이도 복잡한 모터 구조를 재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물체의 연성을 감지하고 적응형 파지가 가능한 '감각 기반 물체 적응 파지형 로봇손'도 개발했다. 박동일 센터장은 "AI 기반의 높은 작업 능력을 지닌 휴머노이드 개발을 목표로 경량화한 하드웨어 구조, 고속·고출력 구동기 등 높은 안정성에 민첩함 이동 능력까지 지원하는 핵심부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장은 "휴머노이드 핵심부품의 가격 하락으로 생산원가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휴머노이드 보급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들의 예측자료에 따르면 2035년 기준 휴머노이드 판매가는 경차 판매가인 1만5000달러(약 2189만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로봇업계 거장인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설립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꼽는다. 지난 10월 일본 완성차 업체 토요타에 이동형 양팔 로봇인 'RB-Y1'을 납품하기로 했다. RB-Y1은 바퀴가 달린 하부에 양팔을 갖춘 휴머노이드 형태 로봇이다.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두 팔로 주어진 작업을 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또 최근 외과용 의료기기 제조 전문기업 이롭과 협력해 차세대 의료용 로봇 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오준호 교수는 "휴머노이드는 로봇을 통한 산업 자동화 뿐만 아니라 환자 돌봄 보조, 노약자 보조 등 인력이 부족한 헬스케어 부문에도 우선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최근 약 175억원대 시드 투자를 유치해 정교한 조작 능력의 로봇손을 갖춘 휴머노이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자동차 생산과 같은 제조 산업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향후 서비스와 가정용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특정 동작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로봇 능력뿐만 아니라 해당 동작을 학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와 엔지니어링 노력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시뮬레이션 기반 강화학습과 함께 LLM(거대언어모델), 비전 등의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휴머노이드 관절에 들어가는 감속기 개발에 성공한 에스피지(SPG), 가변강성제어기술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스마트 액추에이터를 개발중인 하이젠RNM 등도 기대주로 물망에 오르며 관심을 받고 있다.
류석현 기계연 원장은 "로봇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감속기, 서보모터 등의 휴머노이드 핵심부품은 수출 규제와 같이 향후 무기화가 가능한 분야로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며 "로봇산업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과 공동·협력 R&D 과제를 마련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정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로봇산업 부품별 국산화율은 모터 38.8%, 감속기 35.8%, 센서 42.5%, 제어기 47.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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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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