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그림자가 꽤 크다… 30홈런도 그저 그렇다고? 위즈덤을 따라다닐 ‘귀신’

김태우 기자 2025. 1. 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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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위즈덤은 KIA의 고민이었던 1루 문제와 우타 장타력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슬러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A타이거즈
▲ 메이저리그 통산 88개의 홈런을 친 위즈덤이지만 타율 자체가 높은 선수라고는 볼 수 없어 리그 특성에 적응해야 할 시즌 초반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4년 만에 외국인 타자를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3년간 팀에서 활약했던 좌타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33)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88개의 홈런을 친 우타 내야수 패트릭 위즈덤(34)을 영입해 장타력 보강에 나섰다.

좌타가 우타로, 외야수가 내야수로 바뀌는 등 혼란이 제법 있었다. 또한 소크라테스가 3년 연속 팀에서 뛰었을 정도로 나름 검증이 된 선수라는 점도 흥미롭다. 소크라테스는 KBO리그 통산 409경기에서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266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140경기에서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 9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75를 기록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 나름대로 기여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만큼 소크라테스와 계속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자, 어쩌면 안전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KIA는 1루 포지션의 뚜렷한 약세를 절감하고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 또한 팀 주축 타자들의 나이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장타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소크라테스의 기록도 면밀하게 따졌다. 타율과 홈런, 타점을 보면 분명 좋은 타자였다. 하지만 조정득점생산력(wRC+) 등 세이버매트릭스 기록을 세밀하게 따지면 리그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하위권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등 외부에서 선수 영입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당장의 업그레이드를 꾀할 수 있는 부분은 외국인 타자뿐이었다. 과감한 결단의 배경이다.

위즈덤은 분명 장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선수다. 힘 하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검증이 됐다. 시카고 컵스 소속이었던 2021년 106경기에서 28개의 홈런을 쳤고, 2022년에는 134경기에서 25홈런, 2023년에는 고작 97경기에서 23개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455경기에서 88개의 홈런을 쳤다. 타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홈런이 주는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KIA는 김도영의 등장 이전 좌타에 비해 우타 장타력이 떨어지는 팀이었다. KIA와 팬들이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하지만 압박감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임자가 아주 못해서 퇴출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리그 외국인 타자 평균보다 떨어졌을 뿐, 형편없는 성적은 아니었다. 위즈덤도 전임자의 그림자를 지우는 작업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당장 위즈덤의 장점이라는 홈런만 봐도 그렇다. 소크라테스는 지난해 26개의 홈런을 쳐 이 부문 리그 공동 10위였다. 위즈덤이 30개의 홈런을 친다고 해도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역대 외국인 선수 중 30개를 쳐도 ‘대성공’ 평가를 받지 못한 케이스는 극히 드물었다.

기록으로 드러나는 위즈덤의 약점도 있기는 하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이 0.209였다. 홈런 타자에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삼진 비율과 헛스윙 비율도 높다. 즉, 위즈덤은 시즌 초반 큰 압박이나 비판에 시달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소크라테스처럼 리그 적응기가 분명 있을 텐데, 이 기간 타율이 땅을 파고 들어가거나 삼진이 너무 많으면 당연히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선수가 더 압박을 받고, 경기력이 처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기대를 걸 만한 구석도 있다. 그냥 ‘붕붕이’는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율이 낮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순출루율(출루율-타율)은 0.082로 괜찮은 편이었다. 타율이 낮은 와중에서도 꾸역꾸역 볼넷은 골라 나갔던 것이다. 선구안 측면에서 엄청나게 큰 문제가 있다면 이 수치가 나올 수 없다. 순장타율(장타율-타율)은 0.250으로 대단히 좋았다. 시즌 초반 리그 특성에 잘 적응한다면 설사 타율이 조금 처지더라도 희망적인 리포트를 줄 수 있다.

▲ 위즈덤은 소크라테스와 비교라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배럴 타구 비율 등 여러 요소를 종합했을 때 헛스윙 비율만 낮춘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배럴 타구(타구 속도와 발사각을 조합했을 때 장타율 1.500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타구)의 비율이 15.8%에 이르러 매우 뛰어났고, 일단 방망이에 맞히기만 하면 하드히트(시속 95마일 이상의 타구) 비율도 49.4%를 기록하는 등 매력적인 수치를 여러 곳에서 남겼다. 지난해 평균 배트 스피드는 75.4마일로 리그 평균(71.5마일)을 크게 웃도는 인상적인 수치였다. 메이저리그 상위 25% 수준이었다. 수비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였고, 발이 느린 선수도 아니다. 스프린트 스피드는 초당 27.8마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37% 수준이었다. 2루타 이상의 장타도 꽤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31.4%에 이르렀던 헛스윙 비율을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관건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는 KBO리그에서 무조건 성적이 오를 것 같고 또 상당 부분 실제 그렇지만, 헛스윙 비율의 경우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KBO리그는 아무래도 위즈덤을 상대로 더 많은 유인구를 던질 것이고, 그 유인구들의 조합과 위즈덤 타격의 ‘궁합’이 어떨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방망이에 맞히는 것이 중요한 가운데 위즈덤이 가장 중요한 3~4월을 넘길 수 있을지에 따라 소크라테스의 이름이 사라질 수도, 다시 소환될 수도 있다. 소크라테스의 이름이 귀신처럼 따라다닌다면 그 자체로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니다. 2025년 KIA의 키를 잡고 있는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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