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글로벌픽]"맘껏 노래하게 해주세요"…머나먼 아프간 여성의 인권 개선

장세훈 기자 2025. 1. 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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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라히는 13세 때인 2011년 카불 교육당국이 12세 이상 여학생들에게 남녀가 참여하는 공식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명령하자 이에 항의해 자신이 노래하는 모습을 SNS에 올렸습니다.

그곳에서 이브라히미는 아프가니스탄의 핍박받는 여성을 위해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브라히미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여전히 교육 제한 등으로 여성의 인권을 탄압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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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한 작업장에서 지난 28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현지 시장에서 판매할 수공예품과 옷을 바느질하고 있다. 탈레반이 여성의 교육과 노동을 금지한 이후, 많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기 위해 가내 수공예에 눈을 돌렸고, 칸다하르 현지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네덜란드 키즈라이츠(Kids Rights)재단은 올해 국제어린이평화상(International Children‘s Peace Prize) 수상자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맞서 캐나다에서 인권옹호 활동을 펼쳐온 17세 닐라 이브라히미(Nila Ibrahimi)를 선정했습니다. 그는 고통받는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을 위해 노력을 다 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에서의 여성의 인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브라히는 13세 때인 2011년 카불 교육당국이 12세 이상 여학생들에게 남녀가 참여하는 공식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명령하자 이에 항의해 자신이 노래하는 모습을 SNS에 올렸습니다. 2011년 당시는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을 때입니다. 이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당국의 조치에 분노한 많은 여성들이 ‘나는 나의 노래다(#IAmMySong)’라는 문구가 담긴 영상을 올렸습니다. 결국 카불 당국은 3주 만에 이 조치를 철회했습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이브라히미와 그의 가족은 캐나다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이브라히미는 아프가니스탄의 핍박받는 여성을 위해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의 이주를 도왔습니다. 이브라히미는 이후 플랫폼 ‘허스토리’를 공동 창업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는 일을 했습니다.

이브라히미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여전히 교육 제한 등으로 여성의 인권을 탄압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가 주택 신축 시 이웃집 뜰 등을 볼 수 있는 창문을 내지 말라는 칙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 칙령은 소급 적용돼 기존 주택의 경우 창문이 나 있으면 주인은 벽을 세우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 행정당국은 칙령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감시해야 합니다. 탈레반 측은 이번 칙령이 주민들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여성들을 잠재적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 철수 후 재집권 했습니다. 이후 샤리아(이슬람 율법) 이행이라며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을 금지하는 등 여성 권리를 침해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아프간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노래하거나 시를 낭독할 수 없습니다. 여성들은 집 밖에서는 신체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가리도록’ 요구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근 상급학교 진학을 금지당한 여학생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교육시설로 기능해온 보건학원마저 폐쇄했다고 합니다. 세계 언론은 이번 ‘창문 금지’ 조치 역시 여성 권리를 제한하는 정책 수단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유엔마저도 탈레반 측 조치들을 ‘젠더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여성 차별정책)라고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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