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순 없나' 푸념하다... 이 말 듣고 정신 '번쩍'"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5. 1.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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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민처방] (글 : 스테르담 작가)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Q.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차이로 인해 괴로울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직장인은 행복하지 못하다는 아주 강력한 '프레임'이 있습니다. 이 '프레임'을 만드는 많은 조건이 있겠지만, 가장 강력한 건 역시나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괴리감일 겁니다. 여기에 부정적 피드백까지 받으면 우리의 '의욕'과 '(그나마 남아 있는) 열정'은 게 눈 감추듯 사라지게 됩니다. 다들, 마음속에 '더럽고 치사해서 회사 때려치우고,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며 살 거야!'라는 문장 하나쯤은 품고 있지 않나요?

저 또한 그러한 괴리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었고, 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출근하곤 했습니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순 없는 건가?'라는 회의가 들며, 회사 업무도 아무런 열정 없이 건성건성 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다, 인기 강사인 김미경 씨가 말하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김미경 강사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아세요? 강의하는 거예요, 강의. 그런데,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뭔지 아세요? 바로 강의 준비하는 거예요, 강의 준비!"

맞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하고, 해야 하는 일을 해냈을 때 저는 비로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직장인이지만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일 끊임없이,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다수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표지에 제 이름이 적힌 책을 낸다는 건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출간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그것은 '해야 하는 일'로 돌변했습니다. 원고 마감 날짜가 다가오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앞서, 김미경 강사님의 말을 빌려 표현해 보자면, 제일 하고 싶은 건 책을 내는 것이지만, 억지로라도 해야 하는 건 글을 쓰고 그것들을 정리하여 기한 내에 송부하는 것입니다. 글을 쓰지 않으면(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책이 출간될 일(하고 싶은 일)은 전혀 없습니다.

자, 이를 종합해 보면 어떠한 배움이 도출될까요?
 
첫째,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
둘째,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은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고 서로를 오간다.

더 나아가, '해야 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더 많이 성장한다는 걸 알아차려야 합니다.

나에게 익숙한 것, 내가 잘하는 것만 추구하면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습니다. 직장에서의 일은 낯설고, 쉽지 않고, 마음 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한 내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내 역량과 연관된 방향을 잡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써낸 글과 책 속엔, '해야 하는 일'로부터 배운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억지로 해야 해서,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해서 부딪치고 고민했던 수많은 날과 역경이 오히려 글의 소재가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콘텐츠가 된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들, 수치심과 인격이 무너지는 것 같은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건네지 못했을 위로의 말들. 오히려 저는 '해야 하는 일'로부터 배운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해야 하는 일'을 통해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우리를 미리 생각해 본다면, 제가 드리는 말씀의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억지로 해야 하는 일엔, 모두 이유와 의미가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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