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상승” 7명 전원… “미분양 쌓인 지방 집값은 약세” 5명
지난해 여름 주택 공급 부족 우려로 급등했던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가을 이후부터 눈에 띄게 상승 폭이 줄었고, 거래도 부진하다. 작년 7월 8000건에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금융 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한 9월부터 3개월 연속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값은 8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으며, 서울도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지역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부터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주택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2025년 주택 시장 전망’을 설문한 결과, 서울 집값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였다. 불확실한 대선 일정 탓에 상반기까지는 주택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대출 금리 인하와 입주 물량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해 집값을 밀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지방은 올해도 집값 약세를 피하기 어렵겠지만, 전셋값은 상승을 점친 전문가들도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부동산 전문가 7명 대부분은 올해 주택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탄핵 정국’과 ‘입주 물량’, ‘금리’ 등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집값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자라면 상반기 중에 내 집 마련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내 집 마련 적기는 올 상반기 추천”
전문가 7명 전원은 올해 서울 집값이 작년 말보다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탄핵 정국으로 인한 거래 침체로 약세가 이어지나, 하반기에는 반등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예상했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올해부터 입주 물량 부족이 본격화되는 데다가,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되면 금융권에서도 인위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 매수 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적·국지적 양극화는 올해도 지속하겠으나 서울의 경우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면서 집값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지방의 경우 올해도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요자들이 주택 시장에 들어올 만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이 5만 가구 정도 쌓여 있어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지방도 공급이 많지 않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서울 전셋값도 전문가 7명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올해 경기도 입주 물량이 하반기로 갈수록 크게 줄면서 이사 수요가 많은 가을을 전후해 수도권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뛸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 역시 그동안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나 세종의 입주 물량이 줄어 보합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6만3330가구로, 작년보다 27.7% 감소한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작년 11만6941가구에서 올해 7만405가구로 40%가량 급감한다.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 시점으로는 ‘올해 상반기’가 적기란 의견이 대다수였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입주 물량 부족 문제가 3기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는 2029년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며 “무주택자 입장에선 올해 상반기에 집값 조정이 오고 대출 금리가 인하되는 시점이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탄핵 정국 이후 정책 변화가 최대 변수”
올해 주택 시장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에 대해서는 7명 중 6명이 탄핵 정국과 이에 따른 정책 변화를 꼽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혹시라도 조기 대선이 치러져 집권 여당이 바뀐다면 규제 중심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시장 전망이 모두 뒤바뀔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금리나 입주 물량 등이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작년에도 기준금리가 내렸지만, 대출 금리는 동반해서 내리지 않았다”며 “올해도 금융 당국이 정책적으로 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로는 서울 핵심지의 신축 아파트를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도 서울 강남권, 한강변이나 역세권의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평수를 줄여 무리하게 신축으로 가기보다는 가격이 저평가된 인기 지역 중대형 구축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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