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마저 韓 추월" 더 거세지는 '차이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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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 산업계의 최대 과제는 기술·가격·디자인으로 무장한 중국의 공세 속에서의 생존이다.
이미 석유화학·철강·반도체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름하고 있고 전기차 시장까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며 핵심 산업 전방위에 걸쳐 경합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인 스페셜티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전략이지만 이미 탄소섬유 등의 소재까지 중국의 기술력이 빠르게 쫓아오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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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자급률 높이며 저가공세
메모리·파운드리 턱밑추격 속
자율주행·전기차는 韓 앞질러
2025년 국내 산업계의 최대 과제는 기술·가격·디자인으로 무장한 중국의 공세 속에서의 생존이다. 이미 석유화학·철강·반도체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름하고 있고 전기차 시장까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며 핵심 산업 전방위에 걸쳐 경합이 본격화하고 있다.
31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0.3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4개월이면 한국의 산업 기술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이 격차가 2024년 더욱 줄어든 이후 2025년에는 역전될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10년 전인 2013년까지만 해도 양국의 기술 격차는 1.1년이었으나 중국의 산업 기술력이 턱밑까지 쫓아오며 격차가 크게 줄었다.
중국의 공세가 가장 매서운 곳은 석유화학이다. 중국이 석유화학 자급률을 빠르게 높인 뒤 저가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하자 중국을 상대로 수출해오던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존망이 위협받을 정도의 깊은 불황에 빠졌다. 기초화학 제품의 비중이 가장 높은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조 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내며 롯데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론까지 불러일으켰다. 국내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인 스페셜티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전략이지만 이미 탄소섬유 등의 소재까지 중국의 기술력이 빠르게 쫓아오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역시 글로벌 정보기술(IT) 제품의 소비자 수요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하반기 들어 업황이 빠르게 둔화했다. 중국은 범용 메모리뿐 아니라 고부가 D램 기술 추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신 규격 고부가 D램 제품인 DDR5 양산을 최근 시작했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대표 업체인 SMIC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2024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6%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2023년 7.0%포인트에서 3.3%포인트까지 좁혔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자율주행과 전기차 양산 분야에서 이미 한국 업체들을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공습이 시작된다. 테슬라와 세계 전기차 양강 구도를 형성한 중국 비야디(BYD)는 BYD코리아를 통해 2025년 1월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업계는 준수한 자율주행 성능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BYD가 한국 시장에 뛰어들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도 BYD가 기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안전성과 수명·에너지밀도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갖춘 블레이드 배터리의 2세대 버전을 2025년부터 양산하면서 국내 제조사를 위협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러 우려가 누적된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이라며 “중국 경제의 미래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중국 개별 기업들의 약진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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