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과 '백래시' 과제 남긴 언론·미디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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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국민의힘 다수 서울시의회에 의해 TBS 연간 예산 70%(약 300억 원)를 차지하던 서울시 출연금이 끊겼다. 임금 체불이 본격화한 9월, 이성구 전 TBS 대표는 급여일을 앞두고 사의를 밝힌 뒤 전 직원 해고 예고 계획을 결재했다.
매각을 염두에 둔 스포츠서울의 경우 11명을 정리해고한 뒤 신설법인으로 직원들을 전적시키며 '전 직원 기자' 발령을 냈다.
4월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가 이를 고발,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가 남 PD가 대표로 있는 '나는 솔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에 과태료 150만 원을 부과하고 방송 제작 시정을 권고하며 작가들과의 공정한 계약 체결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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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언론·미디어 인권 위해 돌아보는 2024년 주요 장면] TBS 폐국 위기부터 각종 '입틀막'…'무늬만 프리랜서' 관행 경종까지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무책임한 정치 권력에 파괴되는 TBS
2024년 5월 국민의힘 다수 서울시의회에 의해 TBS 연간 예산 70%(약 300억 원)를 차지하던 서울시 출연금이 끊겼다. 임금 체불이 본격화한 9월, 이성구 전 TBS 대표는 급여일을 앞두고 사의를 밝힌 뒤 전 직원 해고 예고 계획을 결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TBS가 기부금을 받기 위해 신청한 정관 변경을 불허했다. TBS 민영화 가능성과 함께 거론된 부영그룹의 200억 지원설도 무산됐다. 폐국을 원치 않는다던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책임지는 이는 없다. TBS 양대노조는 12월 TBS의 공영방송 지위를 찾아야 한다며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지정해제 취소 가처분' 소송에 나섰다.

낙하산과 민영화가 부른 징벌적 인사
윤석열 대통령 술친구로 불린 박민 사장의 KBS에선 '땡윤뉴스' 외에도 인사 논란이 반복됐다. 1월 120여 명, 11월 48명 등을 수신료 담당 부서로 보내며 당사자 의사나 인력 구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월 취임한 '파우치 앵커' 출신 박장범 사장은 국장 임명동의제 무력화와 무단협, '시사교양PD에게 시사를 하지 말란 취지'라 비판 받은 조직개편을 '계승'했다.
'졸속 민영화' '불법 강제 매각' 지적 속에 3월 유진그룹(유진이엔티)을 대주주로 맞은 YTN에선 '무더기 중징계' 논란 등이 일었다. YTN은 8월 사내 유튜브를 담당하는 직원 16명에 대해 '지시 불이행' 등 이유로 해고 다음 수위인 정직 6개월에서 감봉 처분을 했다. 2008년 해직 사태(33명) 이후 최다 인원이 한 번에 징계를 받았다.

언론계 칼바람, 희망퇴직·정리해고까지
JTBC플러스와 JTBC디스커버리가 경영난을 이유로 대규모 정리해고 절차에 나섰다. JTBC 구조조정 당시 홍광표 경영지원실장이 JTBC플러스 대표이사로 부임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 등에 따른 재정난을 이유로 1·2차 희망퇴직·특별명예퇴직 등을 시행해 110여 명이 퇴사했다. SBS미디어넷은 11월 경영 위기 이유로 희망퇴직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혀 '해고 압박' 반발을 샀다. 8년 만에 적자가 예상된다는 SBS도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매각을 염두에 둔 스포츠서울의 경우 11명을 정리해고한 뒤 신설법인으로 직원들을 전적시키며 '전 직원 기자' 발령을 냈다. 전적을 거부한 기자는 아파트 상가 공실에 주소지를 둔 존속법인 소속이 됐는데, 사측이 최근 일방적인 3개월 휴업 통보를 했다.

윤석열 정권의 일상화한 '언론 입틀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심기 경호' '표적 심의'에서 나아가 물리력을 동원한 '입틀막'이 반복됐다. 9월 경찰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녹취(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를 공개한 서울의소리를 압수수색했다. 11월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윤 대통령의 군 골프장 이용 관련 취재 중 대통령경호처에 의해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건조물 침입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았다. 12월 윤 대통령의 허위 출근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들은 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됐다. 조지호 경찰청장 측은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군 진압 대상에 MBC, 여론조사꽃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을 알린 제보자를 수사하기 위해 1월에 이어 9월 방심위 사무실, 직원 자택, 노동조합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류 위원장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

KTV, '내란 동조' 증언한 직원 '해고 통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KTV)이 12·3 내란사태 당시 비상계엄 특보를 진행하며 계엄 선포에 비판적인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국민의힘 당시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발언 자막을 넣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를 거부한 자막 담당 지교철씨가 계엄 이튿날 사실상 해고 통보를 받은 사실이 SBS 보도로 알려졌다. 이은우 KTV 원장은 12월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긴급현안질의에서 “KTV는 행정부를 대변하는 방송”이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원장을 내란선전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검찰공화국' 언론인 무차별 통신조회
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언론인들을 수사해 재판에 넘긴 검찰의 언론인 대상 무더기 통신 조회가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은 1월 통신이용자정보를 제공 받았다는 통지 문자를 7개월이 지나서야 보냈다. 검찰은 핵심 참고인과 관련 있는 전화번호의 가입자 정보를 조회했다면서 정확한 조회 대상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언론계에선 검찰이 조회한 내역만으로 취재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에 더해 조회 대상자 규모가 3000명에 이를 거란 추측도 나왔다. 참여연대는 10월,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 근거가 된 전기통신사업법 83조3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쿠팡 '언론 블랙리스트'와 무더기 제소
2월 쿠팡이 노동자·언론인 등을 취업제한명단에 올린 '쿠팡 블랙리스트'(PNG리스트)가 공개됐다. MBC는 이 파일에 쿠팡 업무 환경을 보도한 기자와 서울시 경찰청 출입기자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고, 쿠팡은 이를 보도한 언론사·기자들 상대로 민·형사 소송,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에 나섰다. 쿠팡이 삭제·정정을 청구한 보도는 블랙리스트 뿐 아니라 노동자 과로사와 같은 노동 실태 등에 집중돼 '입막음용'이라 지적 받았다. 쿠팡은 지난 2021년에도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과 산재사망 등을 보도한 언론에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나는 SOLO' PD, 작가에 '갑질' 논란
예능 '나는 솔로(SOLO)' 남규홍 PD가 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방송작가들에게 저작권 보장 대목 삭제를 요구하고, 본인과 딸을 작가 명단에 올려 저작권료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가 이를 고발,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가 남 PD가 대표로 있는 '나는 솔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에 과태료 150만 원을 부과하고 방송 제작 시정을 권고하며 작가들과의 공정한 계약 체결을 권고했다. 10월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남 PD를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남 PD는 해외 출장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도피성 출국'이라 비판 받았다.

유튜브 노동자도 '법적 근로자'로 인정
8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유튜브 '최고다윽박' 채널 기획자·매니저였던 임동준씨가 대표자 상대로 낸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 사건에서 임씨를 법적 근로자로 인정했다. 11월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가 자빱TV' 스태프 15명이 운영자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1인당 600만~3300만 원)을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채널 편집자 중에선 시급 1440원 급여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청년유니온 조사 결과 유튜브 편집자들은 월 평균 145만 원을 벌고, 영상 길이에 비례한 '분당 단가'로 낮은 임금 수준이 형성되며, 임금 체불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늬만 프리랜서' 포기 못한 방송사들
형식상 프리랜서·비정규직 계약으로 일한 노동자들이 법적 근로자성을 인정받아도 방송사들이 불복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ubc울산방송은 이산하 아나운서가 일반직 직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하자 1심 판결을 이행하겠다던 입장을 뒤집고 6월 항소했다. 이 아나운서는 그간 4차례 노동자성 관련 법적 판단을 받았다. 광주MBC는 3차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판단 받은 김동우(가명) 아나운서를 프리랜서로 유지하다 11월 그가 진행하던 프로그램 종방을 결정했다. 광주노동청은 김 아나운서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라는 시정명령을 거부한 광주MBC의 김낙곤 사장을 6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안동MBC에서도 각종 비정규직 계약으로 일하다 일방적인 계약종료 통보를 받았던 MD들이 6월 근로자 지위를 인정 받았지만, 사측은 이들에게 3년 전 국가인권위원회 시정 권고로 폐지했던 '고졸 호봉'을 제시했다. 앞서 노동자로 인정 받은 방송작가들을 방송지원직으로 고용했던 MBC는 올해 초 이들에게 하향 근무평가에 따른 임금조정 계획을 통보해 차별 행위라 비판 받았다. 지난 6월엔 4년 전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 관련, 재판에서 고인 노동자성을 부정했던 CJB 전직 간부에 대해 위증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작가도 노동자” 울려퍼진 국제도서전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은 유례 없는 흥행을 거뒀다. 출판업계 불황 속에서 열린 도서전엔 전년 대비 2만 명, 15.4% 증가한 약 15만 명의 관객이 모여들었다. 최초로 정부 지원 없이 열린 국제도서전이 홀로서기에 성공했고, 그 주역으로 2030 여성이 꼽혔다. 동시에 국제도서전이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선 SF소설, 웹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작가도 노동자다”라는 선언을 했다. 작가노조준비위원회가 작가들의 노동권에 날개를 단다는 의미의 모형 날개를 달고 모여 원고료 현실화, 불공정한 매절 계약 금지 등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촉구했다.

일터에서 동료 무차별 성희롱한 기자들
본지는 6월 정치부 남성 기자 3명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동료 기자들과 여성 정치인, 한국기자협회 주최 풋살대회의 여성 참가자 등을 상대로 성희롱, 욕설 등을 일삼은 사건을 확인했다. 가해 기자들에 대해 소속사인 서울신문과 뉴스핌은 해고, 이데일리는 정직 6개월을 결정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들을 영구제명했다. 과거 유사 사건에 비해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국가정보원 직원이 여성 기자들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들에 대한 성희롱 대화를 지속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출입처와 식사 자리 등에서 본인보다 연차가 낮은 여성 기자들을 촬영해 국정원 직원에게 보내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조치 사항을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다 약 한 달이 지나 가해 논설위원 해고를 결정했다.

딥페이크 성범죄와 시대착오 '미인대회'
'딥페이크' 문제를 보도한 여성 기자들이 딥페이크 성범죄에 노출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8월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기자 합성방'이 만들어져 관련 범죄를 보도한 기자와 앵커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일이 세계일보 보도로 드러났다. 여성 언론인들이 업무와 일상 공간에서 성폭력에 노출된 사건들이 연이어 알려진 가운데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9월 한국일보가 주최·주관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질문이 나왔다.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는 “이제는 정말, 한국일보는 미스코리아와 결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 뉴스이용자 평가회의에선 한국일보가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사과는 한국일보 자회사로 대회 주관사인 글로벌E&B가 냈다.

언론계 반성과 과제 남긴 '유명인 보도'
고 이선균 배우 사망은 언론계 보도 관행에 여러 질문을 남겼다. 2023년 10월 경기신문 단독보도로 이선균씨에 대한 마약 혐의 내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해까지 이어진 고인 관련 보도 다수가 그의 사생활에 집중됐다. 유족 반대에도 고인 유서를 공개한 TV조선, 유흥업소 실장과 해커 대화내역을 공개한 MBC, 고인과 유흥업소 직원 통화내용을 공개한 KBS 보도 등이 대표적 문제 사례로 지적됐다. 봉준호·장항준 감독 등이 참여한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1월 언론과 수사기관이 적법한 범위에서 고인 정보를 보도·공개했는지 물으며 국민 알권리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를 삭제하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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