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렌즈로 본 세상]

2024. 12.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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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노랑, 파랑, 초록.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입니다. 대통령이 한밤에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열이틀째가 되던 지난 12월 14일,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청년들을 비롯한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손에 쥔 응원봉을 높이 들고 국회를 향한 외침은 단 하나 ‘탄핵’입니다. 국회의원들의 무기명 투표가 시작되고 1시간이 지난 오후 5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은 가결.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립니다. 여의도 하늘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해도 자리를 지키며 목청껏 노래를 부릅니다.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계엄’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에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유와 행복, 꿈과 희망 등 일상의 소중한 가치들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여의도를 거쳐 이제 광화문을 밝히고 있는 시민들이 ‘다시 만날 세계’ 에도 어둠은 있을 터입니다. 하지만 ‘어둠은 빛을 이길 순 없다’라는 역사의 진리를 저 작은 불빛들이 모여 다시 증명하고 있습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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