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건설사 잇단 부도… ‘분양 보증 사고액’ 2년째 1조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 사고 금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원을 넘었다. 지방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금난에 빠진 중소 건설·시행사들이 신축 아파트 공사를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른 탓이다.
HUG는 아파트를 분양받는 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30가구 이상 단지는 주택 사업자가 반드시 분양·임대 보증에 가입하도록 하고 보증료를 받는다. 시행사나 건설사가 도중에 파산하는 등 분양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면 HUG는 보증료를 재원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이미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대신 돌려준다. 부동산이 호황이던 2021~22년엔 전국적으로 분양 보증 사고가 한 건도 없었지만, 작년부터 주택 경기가 침체한 탓에 중소 건설사가 짓는 지방 아파트 단지에서 보증 사고가 급증했다.
30일 HUG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발생한 분양 보증(임대 보증 포함) 사고는 사업장 총 17곳, 1조155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1조2143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사고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이다. 건설사 부도나 파산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HUG는 분양 계약자에게 다른 시공사를 찾아 공사를 이어가거나(분양 이행)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주는 방안(환급 이행)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다.
아파트 계약자들이 환급 이행을 선택하면 HUG가 건설사 대신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돌려준다. 이후 HUG는 공매 등을 통해 해당 사업장을 매각해 채권 회수에 나선다. 문제는 최근 건설 경기가 침체한 탓에 보증 사고가 난 지방의 아파트 사업장을 인수할 곳이 없어 HUG의 재정 부담이 크게 가중된 것이다. 전세 사기 피해에다 분양 보증 사고까지 급증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4조원에 가까운 영업 손실을 볼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HUG가 공매를 진행한 사업장 12곳 가운데 매각에 성공한 곳은 광주 ‘무등산 한국아델리움 더힐 2단지’ 단 1곳뿐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방 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에서 보증 사고 사업장을 떠맡으려는 시행사나 건설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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