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끝내 출근하지 못한 과장님…최초 목격자 "눈 감으면 떠올라"

이가혁 기자 2024. 12. 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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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망하다는 표현 밖에 나오지 않는 이 안타까운 죽음. 동료를 잃은 공무원들은 텅빈 책상에 국화 꽃을 올렸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뭔가 이상해 참사 당시를 영상으로 찍은 식당 주인은 인터뷰 중에 끝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제일 먼저 출근하셔서 사무실 불 밝히던 과장님!"

고인의 책상에는 동료들이 놓아둔 국화꽃과 손편지가 가득합니다.

"군민을 가족처럼"이라는 좌우명도 그대로 붙어있지만, 이 화순군청 공무원은 끝내 출근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여객기에는 화순군 전직 공무원 4명, 현직 공무원 4명 총 8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오늘(30일) 화순군청 옥상에는 추모의 뜻을 담아 조기를 게양했습니다.

[류해진/화순군청 의회행정팀장 : 저희 과장님이 직원들한테 큰누나 같은 분이셨어요. 우리 직원들 애경사부터 시작해서 일상까지 다 세심하게 살펴주고 챙겨주시고…]

커다란 전광판에도, 사무실 출입문에도 황망하게 떠난 동료를 추모하는 표시가 붙었습니다.

계획했던 새해 행사는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고 현장으로 가는 길.

무안공항은 오는 1월 1일까지 폐쇄됐습니다.

사고가 난 지 하루가 지났습니다.

제 뒤로 사고 현장 활주로입니다.

저쪽 보시면 피해를 키운 원인 중의 하나로 추정이 나오고 있는 제방형 언덕이 있습니다.

동체가 그대로 부딪힌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고요.

그 뒤로는 비행기 꼬리 부분이 저렇게 하얗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시면 과학 수사 요원들이 흰색 보호 장비를 입고 남아 있는 사망자 신체 일부분이나 유류품을 수색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목숨을 잃은 179명 중 광주시민만 81명.

일부러 시간을 내 무안공항 근처를 찾은 한 광주시민은 인터뷰 내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임수현/광주광역시민 :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인데, 왜 일어났는지 진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고현장이 맨눈으로 보이는 한 음식점.

최초 목격자 이근영 씨는 하루가 지났지만 사고 당시가 생생합니다.

[이근영/최초 목격자 : 폭발하는 장면까지 계속 쳐다보면서 바라보면서 촬영했거든요. 그런데 열기가 얼굴에 와닿는 게 사우나 문 열면 나오는 것처럼 그 정도 열기가 느껴졌어요. {지금 사고 현장과 이 정도 거리에서 보신 건데요?} 네, 그래서 저도 이걸 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런 생각을…]

어쩌면 사고 원인 규명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만한 영상을 촬영한 장본인입니다.

[이근영/최초 목격자 : 저도 그 영상을 찍으면서 지금도 밤에 잠도 못 잤거든요. 눈만 감으면 생각이 많아지고…잠깐만요. 지금도 생각만 하면 울컥해서 그냥 눈만 감으면 그 장면이 생각나고…]

이씨는 항간에 퍼지고 있는 음모론에 대해서는 꼭 바로잡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근영/최초 목격자 : '공작원이 일부러 사진을 노리고 찍었네' (온라인에) 그런 말도 있는데 저는 처음부터 비행기를 제일 처음 목격했을 때부터 이상을 느꼈고 그걸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촬영을 하게 됐거든요.]

아까 있었던 사고 지점 그 반대편으로 왔습니다.

지금 이 공항 담벼락 훨씬 넘어서 도로를 건너서 이 수풀까지 조사에 필요한 것들이 있는지를 소방 당국과 군 당국이 협조해서 수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체육관엔 합동분향소가 들어섰습니다.

이곳을 찾은 유가족을 위한 식사 봉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숙희/자원봉사자 : 저희는 여기서 1월 4일까지 할 예정이에요. 무안에서도 오고 다른 데서도 오고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농사를 끝내고 수능을 마치고 팔순 생일을 맞아 가족, 친구, 직장 동료와 함께 떠났던 여행.

이 여행객들의 슬픈 도착을 온 국민이 함께 추모하고 있습니다.

[작가 유승민 / VJ 김진형 / 영상편집 이지혜 / 취재지원 박찬영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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