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명 신원 확인…"시신 부패하는데 냉동 시설은 아직도" 유족 분통

무안(전남)=최지은 기자, 무안(전남)=오석진 기자 2024. 12. 3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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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로 179명이 숨진 가운데 30일 오후 7시50분 기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가 164명으로 늘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20분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진철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장은 "냉동 컨테이너가 오후 2시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미리 도착해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컨테이너 안으로 모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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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관계당국, 시신 방치…강력히 비판"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된 유가족 성명서를 읽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김진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로 179명이 숨진 가운데 30일 오후 7시50분 기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가 164명으로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과학수사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사고 현장 유류물 등에 대한 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희생자들의 DNA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남아있는 신원 미상의 희생자는 15명이다. 관계당국은 DNA 감정 후 검시를 거쳐 희생자의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도할 방침이다. 5구를 제외한 나머지 시신은 훼손 정도가 심해 유가족에게 시신이 인도되기까지는 최소 열흘이 걸릴 전망이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는 같은 날 오후 7시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들의 유해가 냉동고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전날 관계 당국에 희생자들의 시신 부패를 막기 위한 냉동 컨테이너 11대를 요청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냉동 컨테이너 6대는 이날 오후 2시 이전, 5대는 오후 2시에 도착한다고 했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앞서 관계 당국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2시면 냉동 컨테이너 설치가 완료되고 오후 4시면 희생자 시신이 컨테이너 내부에 안치될 거라 했는데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오후 5시에 방문했을 때 냉동 컨테이너가 막 현장에 도착해 조립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희생자들이 마지막까지 존엄과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 시신들은 격납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관계 당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한 유가족이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한 유가족협의회 대표의 성명서를 듣던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앞서 이날 오후 1시20분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진철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장은 "냉동 컨테이너가 오후 2시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미리 도착해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컨테이너 안으로 모셨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17분 기준 '냉동 컨테이너 안에 시신이 1구도 들어가지 못했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전남 무안군청, 전남도청 등 부서 간 핑퐁 게임으로 책임을 넘기는 상황"이라며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니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 다시 가서 확인한 뒤 내일 유가족들에게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지난 29일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에 부딪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항공기는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로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 당국은 승무원 2명을 구조했다. 이들을 제외한 탑승자 179명은 사망자로 판명됐다. 숨진 승객 가운데 2명은 태국인이다.

무안(전남)=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무안(전남)=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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