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기장, 공군 출신 ‘6823시간 경력’ 베테랑…“마지막까지 최선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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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사고 여객기를 조종한 기장은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보유한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기장 A씨의 이 같은 비행 경력을 감안할 때 다급했던 사고 당시 상황에서 '메이데이(항공기·선박·우주선 등에서 보내는 국제 조난 긴급 신호)'를 선언하고, 동체 착륙을 시도한 것은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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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토교통부와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 사고 여객기 7C2216편을 조종한 기장 A(45)씨는 기장 경력 5년차로 확인됐다.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급했다.
항공안전법상 상업용 여객기의 기장이 되려면 최소 50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어야 한다. 국내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이보다 높은 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부기장으로 3500시간을 비행하고 기타 필요 요건을 갖췄을 때 기장으로 승급할 수 있다.
A씨의 총 비행시간은 6823시간에 달한다. 지난 5년간 기장으로 비행한 시간은 2500시간 정도다. A씨와 함께 조종석에 앉았던 부기장 B(35)씨도 총 비행시간이 1650여 시간으로 부기장이 된 지 1년10개월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기장과 부기장이) 몇 차례 무안공항에 운항했는지는 확인 못했으나 모든 기장님이 특정 노선에만 배당되지 않는다”며 “바다를 건너야 한다면 별도 자격이 있는 기장님이 배정되지만 국내선과 국제선에 골고루 배분이 되며 특정 노선에 치중해 배정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기장 A씨의 이 같은 비행 경력을 감안할 때 다급했던 사고 당시 상황에서 ‘메이데이(항공기·선박·우주선 등에서 보내는 국제 조난 긴급 신호)’를 선언하고, 동체 착륙을 시도한 것은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A씨가 제주항공 입사 전 비행교관으로도 일하는 등 평소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은 그를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 없던 동료”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으로 평하고 있다.
사고 항공기는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전날 오전 8시54분 착륙허가를 받고, 8시57분 새 떼를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후 2분이 더 지난 8시59분 A씨는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세 번 선언한 뒤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라고 통보했다. 조류 충돌로 인해 다시 착륙하겠다는 의미다.
이후 오전 9시 다시 이륙한 A씨는 바다 쪽으로 기수를 돌린 뒤 오른편으로 180도 돌아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하겠다고 요청했고 1분 뒤 관제탑에서 허가했다. 오전 9시2분 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은 채 활주로 북쪽 끝에서 1200m 지점에 내려앉은 기체는 활주로를 따라 미끄러지다 1분 뒤 남쪽 끝에 있는 착륙 유도 안전시설과 시멘트 외벽을 잇달아 들이박고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남녀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자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
국토부는 비행기록장치와 음성 기록장치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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