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땃하죠?" 생색낼 땐 좋았는데…날아든 '온열의자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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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칼바람을 피해 잠시나마 몸을 녹일 수 있는 버스 정류장 온열의자를 놓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승차대 4220곳 중 온열의자가 설치된 곳은 2022년 2021개, 2023년 3353개, 올해 3800여 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같은 예산이라면 온열의자보다 버스 배차 간격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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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해 3800여개로 늘렸지만
주민들 "우리 동네도" 민원 봇물
한 대당 설치비용 400만원
동절기 月전기료 4만원대
겨울철 칼바람을 피해 잠시나마 몸을 녹일 수 있는 버스 정류장 온열의자를 놓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주민 반응이 나쁘지 않지만 고장이 잦고 유지 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설치 비용도 대당 3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데 동네마다 “우리도 놔 달라”는 민원이 빗발쳐 지자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승차대 4220곳 중 온열의자가 설치된 곳은 2022년 2021개, 2023년 3353개, 올해 3800여 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버스도착정보 안내, 비상벨, 공공와이파이 등을 갖춘 스마트쉘터(자치구 쉼터 포함)는 올 상반기 기준 총 200개 설치됐다. 중앙차로 버스정류소는 서울시가, 가로변 정류소는 각 자치구에서 관리한다.
온열의자를 경험한 시민은 대체로 만족을 표시하고 있지만 지자체로선 시설 투자 및 관리 부담이 적지 않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지난해와 올해 온열의자 신규 설치에만 각각 45억원, 23억원을 썼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약 26억원을 편성했다. 의자 한 대의 설치비용은 300만~400만원으로, 여기에다 월 4만원대의 유지관리비를 내야 한다.
한 번 만들기 시작했더니 여기저기서 설치해 달라는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관악·강서·영등포 등 일부 자치구의 온열의자 설치율이 40~50%대에 머무르자 시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 때 지역별 편차를 지적하기도 했다.
옥외광고와 결합한 스마트쉘터 사업도 경기 침체 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시는 성동구 사업을 벤치마킹해 2021년 9월부터 총 13곳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민간 광고 등을 유치해 운영비를 충당하고 추가적인 세수 증대까지 노린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광고 수익이 신통치 않았고 광고대행사는 수천만원의 사용료를 연체 중이다.
같은 예산이라면 온열의자보다 버스 배차 간격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작년 11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당시 교통위원회 소속 김종길 의원(국민의힘)은 “추울 땐 정류장에서 온열의자에 앉아 있기보다 (배차 간격 단축으로) 오래 안 기다리고 빨리 가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시경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도 “인기영합적인 사업보다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는 사업의 아이디어를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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