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로 버티던 멕시코산 한국車 … "트럼프 관세땐 美수출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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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멕시코 관세가 융단폭격식으로 준비 중이다. 이게 모두 실행되면 멕시코에 진출한 자동차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말라죽을 수 있다."
지금도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업계가 턱걸이로 USMCA 무관세 혜택을 충족하고 있는데, 원산지 조건이 강화되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율 보복관세를 피하고자 중국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을 멕시코로 들여와 미국에 수출할 때 저율의 관세 혜택을 보는 것도 트럼프 당선인이 차단할 것이라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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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관세협정 손볼 태세
원산지 규정 한층 강화될 전망
부품만 2만개, 자동차 직격탄
멕시코산 늘리고 중국산 퇴출
韓기업들 부품 현지화로 대응
◆ 멕시코 韓기업 비상 ◆
"트럼프발 멕시코 관세가 융단폭격식으로 준비 중이다. 이게 모두 실행되면 멕시코에 진출한 자동차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말라죽을 수 있다."
멕시코 최대 산업 도시인 몬테레이 주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과 경제·통상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지 분위기는 이렇게 요약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멕시코 관세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이민과 마약에 대해 멕시코 대응이 미흡할 경우 다음달 20일 취임식 당일 첫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관세 협정(USMCA)의 개정을 공언했다. 마지막으로 10~20%에 이르는 보편관세도 제시했다. 모두 합하면 관세가 최대 약 50%에 달한다.
다만 관세 25%와 보편관세의 실제 부과 가능성은 멕시코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9년 멕시코에 대해 불법이민 문제 미해결 시 멕시코에 관세 5% 부과를 공언했지만, 협상 타결로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그러나 USMCA 개정은 기정사실에 가깝다는 분위기다.
김태우 KPMG멕시코 파트너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USMCA는 2026년 개정을 위한 공식 재협상이 예정돼 있고, 내년 트럼프 취임 직후 준비 협상을 개시할 전망"이라며 "무관세를 받기 위한 '원산지 조건'이 굉장히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USMCA로 대체된 이후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트럼프 당선인이 개정을 잔뜩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 되기도 했다.
김 파트너는 "멕시코 내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이 전자와 자동차"라며 "전자산업은 원산지 총족 조건이 비교적 쉽지만, 자동차는 2만개가 넘는 많은 부품이 들어가고 미국의 대표 산업이기 때문에 충족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금도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업계가 턱걸이로 USMCA 무관세 혜택을 충족하고 있는데, 원산지 조건이 강화되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홍성준 파이컨설팅 대표는 "기아가 USMCA 무관세로 연간 누리는 혜택이 약 1000억원"이라며 "만일 무관세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추가로 보편관세까지 더해지면 미국행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멕시코 내 한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원산지 조건 강화 움직임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수출용 기아 자동차 엔진은 현대위아가 멕시코에서 만들어 장착했지만 올해부터는 현대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접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멕시코산 엔진이 미국 무관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와 부품 업체는 멕시코 현지 부품 장착률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에서 타깃으로 삼고 있는 중국산 부품 퇴출에 나섰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율 보복관세를 피하고자 중국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을 멕시코로 들여와 미국에 수출할 때 저율의 관세 혜택을 보는 것도 트럼프 당선인이 차단할 것이라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앞으로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 생산한 부품을 멕시코로 들여와 조립해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미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 현지 업계 관계자도 "1년 전부터 모든 반조립 부품에서 중국산 부품을 제외하기 시작했다"면서 "한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으로부터의 소싱을 그만큼 줄인 것"이라고 전했다.
[몬테레이(멕시코)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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