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짬 내서 간 여행… KIA 타이거즈 직원, 아내·3살 아들과 참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중 올해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프로야구팀 KIA 타이거즈 소속 직원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함께 탄 고인의 세 살배기 아들은 최연소 희생자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탑승객 명단에는 KIA 타이거즈 홍보팀 직원 A(40대)씨와 그의 아내, 세 살배기 아들이 포함됐다. 이들 가족은 팀의 12번째 우승 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짬을 내 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으며, 예정보다 하루 일찍 귀국길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상에는 고인이 사고 직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과 사진이 공개되며 먹먹함을 안기고 있다. 여행지였던 태국 방콕에서의 추억을 남긴 게시물로, 고인은 “하루를 가득 채운 일정에 피곤했지만 재밌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하다”는 글을 썼다. 비보를 접한 지인들과 야구팬들은 이 게시물에 추모 댓글을 달고 있다.
베테랑 야구 캐스터인 정우영 SBS 스포츠 아나운서도 사고 당일 A씨를 애도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일을 똑 부러지게 잘해서 우리 회사 야구 중계팀 모두가 좋아했다”며 “끝까지 기적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지만 구조자 제외 전원 사망 소식과 함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다”고 썼다.
이어 “결국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가족까지도. 그와 그의 남겨진 가족분들, 그리고 타이거즈를 위로 한다”며 “광주와 무안, 슬픔에 빠진 우리 대한민국을 위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등 이틀째 사고 수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숨진 179명 중 141명의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수습한 유해는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임시 안치된 상황이며, 신원확인과 검경 등 수사기관의 검시 등의 절차가 마무리된 뒤 유가족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