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한숨 돌렸지만... 저축은행에 운명 넘긴 치매약 제조회사 아이큐어
치매 환자용 패치제를 개발해 온 바이오 기업 아이큐어가 자금난 탈피를 위해 최대주주 주식 전량을 담보로 맡기고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 앞서 지난 8월 강남 사옥을 매각한 데 이어 2번째 ‘결단’이다. 현금 확보에 성공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반대로 회사 경영권은 취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큐어는 지난 26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아이큐어는 지난 24일 90억원 규모의 6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이번 6회차 CB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60억원)과 채무상환자금(30억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큐어는 이번 CB를 발행해 현재 50억원이 현금 담보로 설정돼 있는 5회차 CB를 사채권자와 합의해 만기 전 취득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아이큐어 최대주주인 최영권 회장은 주식 362만주를 담보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 29억8000만원을 받았다. 이자율은 8% 담보유지비율은 170%였다. 아이큐어 측은 이번 CB로 앞선 주식담보대출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6회차 CB의 표면이자율은 2%, 만기이자율은 6%다.
아이큐어는 이번 6회차 CB의 담보로 최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전부 내놨다. 공시일 기준 최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 수는 510만6880주, 지분율은 13.6%다. 채권자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이 담보로 설정한 금액은 총 117억원, 담보제공 주식 수는 최 회장 보유 주식 전량인 510만6880주다.
최 회장은 이번 CB 발행으로 이자율 부담은 8%에서 6%로 소폭 낮췄지만, 경영권은 다소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일례로 반대매매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최대주주와 담보계약을 체결한 채권자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담보로 설정한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 채무자의 동의 없이 매도할 수 있는데, 이를 반대매매라 한다. 반대매매가 이뤄지면 회사의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큐어는 주가가 1400원대까지 떨어지면, 반대매매 가능성이 있다.
아이큐어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담보로 50억원 규모의 5회차 CB를 발행했다. 그런데 지난 8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본사 사옥을 610억원에 매각하면서 담보를 현금 담보로 변경했다. 이번 6회차 CB로 확보한 현금으로 5회차 CB를 만기 전 취득하고 담보를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담보 제공됐던 50억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6회차 CB 발행대상자와 5회차 CB 발행 대상자가 동일하다는 점이다. 이번 6회차 CB 발행 대상자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각각 45억원씩 빌려줄 예정이다. 지난 5회차 CB 역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각각 20억원, 30억원을 발행했다. 즉 내막을 따져 보면 이율은 다소 낮아졌을지언정, 상상인저축은행에 회사 운명을 맡긴 것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아이큐어를 둘러싼 상황은 좋지 않다. 영업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이큐어의 불어난 단기차입금 또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상장한 아이큐어는 지난 2021년 283억원, 2022년 268억원, 지난해 2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런 가운데 사옥을 매각하고 안성공장과 평택공장을 각각 20억원, 70억원에 매각하는 등 유형자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단기차입금은 많은 상태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아이큐어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1억원이지만 만기가 1년 이내 도래하는 유동부채(단기차입금)는 569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크다. 27일 아이큐어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3% 내린 1741원이다. 네이버페이 ‘내자산서비스’에 등록한 아이큐어 투자자 1537명의 평균 매수가는 1만222원이었다. 평균 손실률은 82.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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