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암 완치 기념 여행였는데... 이제 중3 동생과 어떻게 살아요”
29일 오후 전남 무안공항에서 만난 김모(22)씨는 중학교 3학년 여동생(15)과 함께 공항 창가에서 덤덤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이날 오전 발생한 무안공항 사고 비행기의 탑승자 중 한 명인 김모(50)씨의 아들이다.
김씨에 따르면, 어머니 김씨는 지난해 가을 위암 3기를 진단받고 수술을 받았고, 1년만의 투병생활 끝에 지난 11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건강을 되찾은 김씨는 이를 기념해 패키지 여행으로 친구들과 태국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김씨는 “어머니가 암 치료를 받는 동안 몸이 너무 야위셨는데, 그 모습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고 했다.
어머니 김씨는 약 10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자녀 둘을 홀로 키워왔다고 했다. 수학 학원을 차렸다가 최근에는 한 연구소에서 일하며 자녀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어머니의 지원에 힘입어 여동생은 꿈에 그리던 예술고등학교에 올해 합격해, 내년 봄에 입학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아들 김씨가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은 어제 저녁이었다. 집에 도착한 택배가 잘 돌아왔는지 묻는 연락이었다고 한다. 아들 김씨는 어머니를 “늘 강인했던 사람,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리를 이끌어주던 멋진 어머니”라고 했다.
이들의 아버지 또한 양육비를 지원했으나 2~3년 전쯤 세상을 떠났다. 그는 “중3 여동생과 둘만 남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며 “다니던 대학을 자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날 오전 뉴스를 보고 광주광역시에서 급히 무안공항을 찾았다는 강성훈(60)씨는 사고 비행기에 여동생 강성미(51)씨와 매제 정진철(55)씨가 타고 있었다고 했다.
여동생 강씨는 다섯 남매의 막내동생으로, 언제나 집안의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고 한다. 여행 가기 직전 87세 된 어머니 옷을 120만원어치 사서 드렸고, 이를 가족 단체 카카오톡방에 자랑했다고도 한다.
강씨는 “어머니에게 이 상황을 도저히 어떻게 설명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그는 “여동생이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기 직전 ‘다음에는 오빠도 같이 해외여행을 가자’고 나한테 전화를 했었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동생과 매제의 시신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니 아직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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