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안국제공항 환경영향평가 “조류 충돌 우려” 있었다

2020년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사업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서 조류 충돌 위험성이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 자체가 철새도래지 근방에 있어 충돌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보고서는 명시했다. 조류 충돌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저감 대책을 강화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에 등록된 2020년 5월자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보면 조사를 맡은 용역업체는 공항에서 기체가 조류와 충돌할 위험이 있다고 국토부에 알렸다. 업체는 공항 활주로 운영시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조류 충돌의 위험성이 크다”면서 “저감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적었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은 2021년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 포함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총사업비 492억원을 투입해 기존 활주로 2800m를 3160m로 늘릴 계획이다.
보고서는 무안국제공항이 철새도래지 근방에 있어 충돌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공항 자체가 철새도래지인 무안저수지 옆에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새로 건설되는 활주로가 현경면·운남면의 철새도래지와 맞닿아 있어 철새의 이동 경로와 겹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현지 조사 결과 변경대상과 주변 지역에 철새도래지가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오리류, 갈매기류, 백로류 등이 조사됐다”고 했다.

조류 충돌은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이 사고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을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은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 못 하는 중”이라는 사고 피해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고, 생존 승무원은 구조 직후 “버드 스트라이크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2020년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엔 구체적인 조류 충돌 방지 대책이 담겼으나 실행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활주로 연장사업 사후환경조사를 맡은 용역업체는 지난 3월 부산지방항공청에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조류 충돌 저감을 위한 예방 활동 및 조류퇴치 관리를 적정 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면서 미이행 사유를 “이행 시기 미도래”라고 적었다. 활주로 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 저감 조치를 시행할 순서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철새도래지를 공항입지로 선정한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주변에 산이 없고 트인 곳을 공항으로 삼다 보니 철새 도래지와 공항 입지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입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조류 충돌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데 의례적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새의 서식지를 없애고 다른 서식지를 만들면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러기는 어렵다. 무안 갯벌이 있으면 그 갯벌을 다 막을 수는 없지 않냐”면서 “입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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