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박수영, 사무실 온 시민들 신고…“왜 그랬나” 묻자 “알아서 해석”

김광수 기자 2024. 12. 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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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30분 동안 사무실 안팎서 경찰과 대치
부산시민들이 부산 남구 대연동 박수영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내란 공범 나와라”며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나와라! 나와라!”

올해 마지막 토요일인 지난 28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도시철도 2호선 대연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분 거리의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사무실(3층)에서 40여명의 부산시민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위원장실에 있던 박 의원이 밖으로 나오지 않자 “박 의원은 12·3 내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전 11시 박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 부산 국민의힘 국회의원 17명 가운데 조경태 의원을 뺀 16명이 12·3 내란에 침묵하거나 동조하는 행동을 보이는 태도에 항의하고 부산시당위원장한테 12·3 내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듣기 위해서였다.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18명 가운데 17명이 국민의힘이다.

사무실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오전 11시10분께 경찰 2명이 사무실에 나타나자 일부 시민들이 흥분했다. 부산시민들이 구호를 계속 외치자 박 의원은 오전 11시50분께 위원장실에서 나왔다. 첫 마디는 “민주주의 법치주의 지키러 오신 것 맞습니까”였다.

부산 남구 대연동 박수영 국민의힘 사무실에 부산시민들이 들어가려 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부산시민들이 항의하자 “대한민국 헌법에는 무죄 추정 원칙이 있다. (그래서) 이재명 의원도 국회의원이 됐다. 헌법재판소 결정이 날 때까지 누구나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박 의원은 낮 12시5분께 위원장실로 들어갔다. 낮 12시6분께 김정규 부산 남부경찰서장이 경고성 발언을 하자 부산시민들은 다시 흥분했다. 이어 낮 12시10분께 박 의원이 경찰의 호위 아래 위원장실에서 나와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부산시민들한테 저지당해 대회의실에 들어갔다.

김 서장은 “지금부터 업무방해이고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낮 12시15분께 경찰 20여명이 사무실에 진입했다. 경찰이 일부를 끌어내려 했으나 부산시민들은 격렬히 저항했다. 이때부터 구호가 “내란 공범 나와라”로 바뀌었다. 박 의원 사무실로 가는 계단에도 부산시민들과 경찰이 대치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왼쪽 앞에서 두번째)이 12·3 내란과 관련해 부산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유튜브 뭐라카노 캡처

부산시민들과 경찰이 장기 대치하는 사이 이날 오후 4시 부산 부산진구 서면 놀이마루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주최 쪽 추산 3000여명이 오후 5시부터 놀이마루를 출발해 박 의원 사무실 앞으로 행진했다. 오후 6시께 박 의원 사무실 앞에 도착한 부산시민들은 “내란 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박수영 의원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저녁 7시30분께 서면 놀이마루 집회를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부산비상행동’ 대표단 10여명이 박 의원 사무실에 올라갔고 면담이 성사됐다. 부산시민들이 면담을 요구하고 8시간30분 만이었다. 박 의원과 대표단은 위원장실에서 마주 앉았다.

쟁점은 두 가지였다. 먼저 대표단이 “경찰 투입 요청을 사과하라”고 했다. 박 의원은 “40여명이 구호를 외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경찰한테 끌어내라고 하지는 않았다. 질서유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박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왔다고 하니까 (직원이) 정문부터 잠갔다. 100명이든 200명이든 시민이 방문했는데 왜 경찰을 부르느냐. 국회의원은 국민의 심부름꾼이다. 주인이 왔는데 왜 경찰을 불렀나”고 따졌다. 다시 대표단이 “경찰 요청을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해석은 알아서 하시라”고 말했다.

부산 남구 대연동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부산시민들이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튜브 뭐라카노 캡처

이어 대표단은 “내란범이 버젓이 관저를 돌아다니고 있다. 내란 폭거를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공소장을 인정하느냐. 윤석열을 긴급체포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은 무슨 죄를 지었더라도 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현행범이라도 무죄 추정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검찰이 기소해도 무죄 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기각하면) 윤 대통령이 돌아와야 하나”라는 질문엔 “헌법재판소가 결정할 일이다.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국회의원이 판단하지 않는다. 국회는 입법기관이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내란으로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데 헌법재판소 판결을 기다리라는 것은 내란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 심부름꾼으로 인정할 수 없다. 사퇴하라”고 말하고 저녁 7시50분께 사무실을 나갔다. 답변을 기다리던 40여명의 부산시민은 “내란 동조범 사퇴해”를 외쳤다. 대표단과 40여명의 부산시민은 박 의원 사무실 밖에서 집회하고 있던 4000여명의 부산시민과 합류했다. 집회는 저녁 8시30분께 끝났다. 오전 11시 박 의원 사무실에 도착하고 9시간 30분 만이다.

김광수 선임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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