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발전소 장치 입찰서 대·중소기업 담합...8년간 5630억원 나눠 먹어

강우량 기자 2024. 12. 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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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군-중소기업군 나눠 사전에 낙찰 비율 설정
기업군 총무 두고 총무 통해서만 연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뉴스1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설비 보호 장치 입찰에서 나눠 먹기식으로 담합을 벌인 대기업, 중소기업 등 10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91억원이 부과됐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효성중공업·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일진전기 등 대기업과 동남·디투엔지니어링·서전기전·인텍전기전자·제룡전기 등 중소기업, 그리고 한국중전기사업협동조합 등 10곳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5~2022년 총 5630억원 규모의 ‘가스 절연 개폐 장치’ 입찰 134건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기업별로 낙찰받을 비율과 순번 등을 정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스 절연 개폐 장치는 한전의 발전소나 변전소에서 전력 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장치다. 당초 대기업 4곳만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있었지만, 한전이 중소기업들에도 입찰 참여 자격을 부여하면서 가격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담합이 시작됐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이들은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으로 나뉘어 기업군별 총무를 세운 뒤, 낙찰 비율과 순번 등을 협의했다. 또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속한 기업군의 총무하고만 연락을 취했다.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 간에 합의한 낙찰 비율은 87:13에서 시작해, 중소기업 진입이 늘면서 60:40, 55:45 등으로 바뀌었다.

공정위는 대기업 4곳과 중소기업군의 총무 역할을 한 제룡전기·한국중전기사업협동조합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기업의 비용 상승과 공공요금의 원가 인상을 초래하는 담합 행위를 엄정하게 제재한 사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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