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 가게'로 불리는 세상 [추적+]
프랜차이즈 브랜드 왜곡된 평판
끊이지 않는 프랜차이즈 창업 수요
중장년층 이어 청년층 수요 늘어나
하지만 믿을 만한 창업 정보 부족
‘○○대 가게’ 홍보 믿을 수 있나
공정위 착한 프랜차이즈도 잡음
선정 브랜드 갑질 논란 일으켜
민간업체 공신력 갖출 수 있나
예비창업주 위한 정보 선별해야
"○○대 프랜차이즈 브랜드 선정." 온라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홍보 문구다. 정보가 부족한 예비창업주들로선 혹하기 십상이지만, 이런 인증을 신뢰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팬데믹 기간에 '착한 브랜드'를 선정했던 공정거래위원회도 사실상 실패했으니, 민간업체가 내세우는 '○○대 브랜드'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예비 가맹점주들이 신뢰할 만한 프랜차이즈 정보가 부족하다.[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9/thescoop1/20241229092513789yres.jpg)
자영업 시장이 포화상태라곤 하지만 창업 수요는 여전히 넘쳐난다. 이전엔 퇴직금을 활용해 창업에 뛰어드는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하는 젊은층이 부쩍 늘어났다.
창업 경험이 없는 이들이 선호하는 건 '프랜차이즈 창업'이다. 채용콘텐츠 플랫폼 '캐치'가 취업준비생 17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랜차이즈 창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보자. 취준생 38.0%는 "취업 대신 창업을 고려해 봤다"고 답했다. 1년 전 같은 조사 결과 대비 3.0%포인트 상승한 수치인데, '중소기업 취업(51.0%)'보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호하는 이들은 49.0%에 달했다.
하지만 어떤 브랜드를 창업할지 선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너무 많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지난해 말 1만2429개에서 현재 1만2510개로 1년새 81개나 증가했다.
4~5일에 한개꼴로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한 셈이다. 그런데도 하나같이 '가맹점과 함께 성장한다' '상생하는 브랜드다'를 외쳐대는 고만고만한 브랜드 속에서 예비창업자는 '선택의 장애'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렇게 쏟아져 나온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엔 가맹점주에 갑질을 일삼는 곳도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만2000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가맹분야 실태조사' 결과를 보자. 이 조사에서 "가맹본부로부터 불공정행위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맹점주는 전체의 54.9%에 달했다. 1년 전보다 16.1%포인트 늘어났다. 불공정거래 유형은 매출액 등 정보 부풀려 제공(20.5%), 광고비 부당하게 전가(18.0%), 정보공개서 등 중요 서면 미제공‧지연제공(12.1%) 등이었다.
이럴 때 예비창업주는 '○○대 프랜차이즈' '○○한 프랜차이즈'와 같은 문구를 선택의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나름의 공신력을 갖추고 선정했을 거란 기대감에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정보가 부족한 예비창업주들로선 각종 인증이나 선정 실적을 믿을 만한 지표라고 생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9/thescoop1/20241229092515316ekyl.jpg)
그렇다면 '○○대 프랜차이즈' '○○한 프랜차이즈' 등을 내세운 브랜드는 신뢰할 만할까. 그렇지 않다. 숱한 미디어가 선정한 프랜차이즈를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 정부가 내세운 프랜차이즈에서도 숱한 논란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팬데믹 기간 운영했던 '착한 프랜차이즈'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팬데믹이 극심하던 2020년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려움에 빠진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착한 프랜차이즈 제도를 도입했다. 가맹점주에게 '광고·판촉비 인하' '로열티 감면' '운영자금 지원' '상생협력제도 운영' '필수공급가격 인하' 등을 제공한 가맹본부를 선정해 발표했던 거다.
이를 실행에 옮긴 가맹본부에는 '착한 프랜차이즈' 마크를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정책자금을 대출할 땐 금리인하 등 금융 서비스도 제공했다.[※참고: 공정위는 가맹본부로부터 착한 프랜차이즈 신청을 받은 후 변호사·교수·가맹거래사 등으로 구성한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업체를 선정했다.]
하지만 잡음이 적지 않았다. 공정위가 착한 프랜차이즈로 선정한 일부 가맹본부의 '착하지 않은 행보' 때문이었다. 가령, A브랜드는 '창업비용 0원' '월매출 OOO만원' 등 허위·과장 광고를 내세워 가맹점주를 모집해 놓고선, 영업부진으로 폐업하는 가맹점주에게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해 논란을 빚었다.
공정위는 부랴부랴 A브랜드의 착한 프랜차이즈 선정을 취소했지만 뒤늦은 조치였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착한 프랜차이즈 프로젝트는 2022년을 끝으로 중단됐다"면서 "공정위까지 나섰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공정위 측은 "착한 프랜차이즈 제도는 팬데믹 기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제도"라고 밝혔지만 짚어볼 건 있다. 공정위조차 '착한 프랜차이즈'를 뽑는 데 사실상 실패했는데, 민간업체들이 선정한 '○○대 프랜차이즈' '○○한 프랜차이즈'는 믿을 수 있느냐는 거다. 언급했듯 예비창업주가 자신들이 운영할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정할 때 이같은 인증 등을 지표로 삼는다는 걸 감안하면 중요한 이슈다.
민간업체로부터 받은 인증을 앞세워 브랜드를 홍보하는 가맹본부들도 수두룩하다. 민간업체들은 '나름의 선정 기준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예비창업주들이 신뢰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가령, A업체가 발표하는 '○○대 프랜차이즈'의 기준은 가맹점 평균 매출액, 가맹점 수 등이다.
하지만 예비창업주에게 정작 중요한 건 매출액보다 수익성, 점포 수보단 폐점률이다. '○○대 프랜차이즈'에 들었다고 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며 장사할 수 있는 건 아니란 얘기다.
![[사진 |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9/thescoop1/20241229092516816uacl.jpg)
'○○대 브랜드' 인증·선정 과정에서 선정업체와 가맹본부 사이에서 '협찬금'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짚어봐야 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대 브랜드로 선정해준다는 명목으로 수백만원대 협찬금을 요구하는 건 불문율"이라면서 "그래서 이런 제안에 응하지 않는 가맹본부도 이전보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대 브랜드'로 인증된 브랜드 중에선 가맹점주를 향해 갑질을 일삼아 문제를 일으킨 곳들도 적지 않다. "수년 동안 ○○대 브랜드로 선정됐다"며 홍보에 열을 올린 어느 브랜드가 공교롭게도 그 기간에 가맹점주의 단체행위를 방해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건 대표적인 사례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쉬운 방법으로 평판을 끌어올리지 말고 '진정성 있는 상생'을 지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일부 가맹본부가 '○○대 브랜드' 선정 등으로 브랜드 평판을 제고해온 게 사실"이라면서 말을 이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중요한 건 가맹점과의 신뢰다. 가맹본부는 브랜드의 본질적 경쟁력을 높이고 시스템을 개발해 예비창업주의 선택을 받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비창업주들 역시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창업 전 인증 마크나 표면적 실적에 집착하지 말고, 수익률이나 폐점률 등 내밀한 지표를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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