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이재명 구하러 가는 '무한 탄핵 열차', 다음 탑승자는 누구?
여야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위험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국회 몫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은 국무위원 '연쇄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윤석열 구하기'와 '이재명 구하기'로 비칠 소지가 다분합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여야가 왜 이런 무모한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국힘 강대강 치킨게임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권에 칼바람이 계속 불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7일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주도했고, 한 대행의 뒤를 이을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무위원 4-5명을 동시에 탄핵해 국무회의 자체를 무력하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헌정 사상 최초의 국무회의 기능 정지 사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무회의는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이외 5명의 국무위원을 추가로 탄핵하면 의사정족수 미달로 국무회의를 열 수 없게 됩니다.
국무회의는 위원장인 대통령과 부위원장인 국무총리, 19개 부처 장관 등 21명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과 국무총리, 법무부장관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은 사퇴했고,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2월부터 공석입니다. 남은 15명 중 5명만 탄핵열차에 태우면 국무회의 기능이 정지됩니다. 이에 대비한 현행법 규정이나 헌재 판례도 없어 나라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연쇄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역풍이 우려되는 만큼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헌법재판관 임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권의 '지연 작전'에 끌려 다닐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 팽배합니다.
◇헌법재판관 임명 놓고 계속 마찰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수는 윤 대통령 탄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현재는 정원 9명 중 국회 몫 3명이 결원인 '6인 체제'입니다. 이 경우 6명 전원이 찬성해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태로 내년 4월 18일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면 헌재는 4인 체제가 됩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도 하지 못하고 무력화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민주당은 최 부총리에게 헌법재판관 임명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부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즉시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상설특검의 추천 의뢰를 진행하라"면서"헌법재판관 임명은 헌법상의 책무이고, 지체 없는 상설특검 추천 의뢰는 법률상 의무다. 지체하거나 거부하는 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내년 봄 공직선거법 2심이 나오기 전까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나와야 합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지난달 25일에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죠. 이 가운데 선거법 위반 사건은 내년 상반기 중 최종심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요. 선거법 270조는 1심의 경우 공소제기 후 6월 내, 2심과 3심의 경우 전심 판결 후 3개월 내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당장의 사법리스크를 피하는 길은 윤 대통령 탄핵이 하루빨리 이뤄지고 조기 대선을 치르는 것인데요. 내년 5-6월쯤 대선 일정이 잡히고, 그전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장경태 의원, "따박따박 탄핵할 것"
그런 점에서 여야 모두 아슬아슬한 시간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 염치불고 하고 국무위원 '연쇄 탄핵'을 하겠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해서라도 윤 대통령 탄핵을 늦추겠다는 전략입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 최상목 부총리가 만약에 헌정질서를, 저는 그럴 리가 없고 내란공범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요. 만약에 그 상황이 된다면 저는 여러 명의 국무위원을 함께 탄핵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국민의힘에서 의총에서 주장했던 내각 총사퇴 수준의 국무위원 탄핵에 들어가야 된다고 봅니다."(2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한덕수라는 자가 (헌법재판관) 6명이 완전체가 안 되는데 그 6명을 9명으로 채우지 못하겠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6명을 그대로 끌고 가면 4달 후에는 4명이 되고, 그러면 한덕수가 윤석열 대신 대대로 권한대행을 해 먹겠다는 겁니까. 그래서 따박따박 탄핵할 겁니다."(26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국무위원 총원이 16명입니다. 그중에 1명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지금 직무정지 상태예요. 5명을 탄핵을 시켜버리면 국무회의가 의결을 못 합니다. 국무회의가 안 돌아가면 지금 올라가 있는 법안들은 자동 발효가 됩니다. 이를 테면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라고 칭해지는 그 이상한 모임에 있었던 사람들을 한꺼번에 탄핵시키는 방안이 있죠."(23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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