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장중 1480원 뚫리고 코스피 급락

김남준.안효성 2024. 12. 2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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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탄핵안 가결] 연속 탄핵에 경제 패닉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이 한때 1480원대까지 떨어졌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뉴시스]
27일 미국 달러대비 원화값이 장중 한때 1486원까지 추락해 1500원 선을 위협했다. ‘한덕수 탄핵’으로 국내 정치가 혼란해진 데다 미국 경제의 ‘나 홀로’ 순항으로 강달러가 이어지면서다. 고삐 풀린 원화값에 코스피도 덩달아 출렁이며 2400대로 주저앉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는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7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467.5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물론 주간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다. 특히 원화값은 장 중 한때 20원 넘게 빠지면서 올해 최저점인 1486원까지 추락했다.

이날 외환시장이 흔들린 가장 큰 불씨는 ‘한덕수 탄핵안’ 이었다. 특히 ‘한덕수 탄핵안’에 국무위원이 집단 반발하면서 원화 값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 주요 국무위원과 임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국가적 비상 상황 속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경제와 민생은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를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정 컨트롤타워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최 권한대행의 발언은 원화 약세에 불을 붙였다. 오전 10시 30분쯤 최 부총리의 간담회 입장문이 발표되자, 달러당 원화값은 1478.6원대에서 약 한 시간 만에 1486.7원까지 8.1원 급락했다. 1480원 선이 깨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16일(달러당 원화값 1488원)이후 처음이다.


시장 덮친 정치 리스크…원화값 올 들어 가장 낮은 1467.5원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 한때 1480원대까지 떨어졌다(환율 상승). 27일 서울 명동 환전소 현황판에 달러당 원화값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09년은 2008년부터 시작된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원화 가치 하락세가 크게 나타났던 시기다. 이후 엔화 강세 등에 힘입어 원화 약세가 다소 주춤해져, 오후에는 달러 대비 원화값이 1460원 후반대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간 거래 이후에 국회에서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안이 최종 가결되자, 달러 대비 원화값은 다시 1470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강달러’도 원화값 약세를 부추겼다. 전날 발표한 미국 고용 관련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가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21만9000건)는 시장 예상치(22만3000건)는 물론 직전 주보다 1000건 하락했다.

김경진 기자
고용이 강해 경기가 좋으면, 미국 통화 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느려질 수 있어 달러 가치를 높인다. 특히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4회에서 2회로 낮춘 가운데 고용 지표마저 강하게 나오면서 달러 강세 분위기가 더 커졌다.

전문가는 앞으로 원화값이 1500원 선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현재 불안한 환율은 외환 당국이 개입해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며 “1400원대 중·후반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위였지만, 정국 불안이 장기화해 1500원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 더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전망했다.

그칠 줄 모르는 원화 약세에 국내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02% 내린 2404.7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174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115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이 214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43% 내린 665.97에 장을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가 연일 떨어지는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 리스크 영향에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준·안효성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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