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군중심리와 증시

iM증권 부산WM센터 차호중 영업이사 2024. 12. 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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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의 시작은 ‘역금융장세’라고들 말한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KOSPI)가 3300포인트를 넘어서며 추가적인 주가상승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서 대기매수세가 넘쳐날 때를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때를 정점으로 시장 밖에서는 인플레이션(Inflation)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금융긴축 정책이 모색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이전에 강세장을 주도했던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하고 점차 하락폭을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당시 경기가 여전히 호황인 상황이었고, 기업들의 실적 역시 증가세에 있기 때문에 조정을 보이던 주가도 중간 중간 일시적인 반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적장세에서 매수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주가가 싸 보이는 구간에서는 매수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Irony)하게도 이때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가장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반등은 했지만 이전 고점을 뛰어넘지 못하고 주가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특징은 주변의 작은 악재에도 시장에서는 크게 받아들이고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데 있다. 매수자들의 심리가 불안한 탓이다. 이와 같은 약세장에서는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내기가 어렵다.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대응해야 된다. 대부분 종목들의 이동평균선이 역배열로 전환되며 하락으로 진행된다. 단기간의 반등은 있을지라도 위에서 내리누르는 역배열 된 이동평균선에 의해 지속적인 저항을 받는 구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판단된다면 이전 장세에서 큰 시세를 주지 않아 매물대가 쌓여있지 않은 종목이나 업종을 대표하는 우량주를 제외하고는 매매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것이 좋다. 지수는 물론 개별종목에서도 상장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동평균선이 위로 첩첩이 쌓여 주가를 짓누르는 형국이 된다. 재무구조가 견실하고 경쟁력이 있는 우량종목들도 이러한 장세에서는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역실적장세’에서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싼 것이 아니다. 경기도 불황기에 접어들었고 기업의 실적 역시 앞날을 기약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종목이 이전 주가의 절반 이하에서 거래되지만 사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선 듯 나서지 않는다. 금융긴축정책과 주식시장의 불황은 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경제전반에 악순환이 시작된다. 금융장세 도입 무렵의 현상이 역으로 전개되어 기업은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실업자들은 거리로 내몰리며 가계소비는 위축된다. 한마디로 하나의 사이클(Cycle)을 마무리하고 암울한 터널에 다시 진입하는 분위기가 된다.

역실적장세가 지루하게 지속되다가 주가가 서서히 하락세를 멈추고 등락폭이 줄어드는 시점이 올 때가 있다. 거래량도 주가와 마찬가지로 거의 바닥에 이르게 되면서 횡보한다. 이때가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진입시점이다. 사이클(Cycle)을 무시한 채 싸다고 해서 너무 일찍 매수했을 경우 기나긴 시간을 외롭게 홀로 보초를 서야 하는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불황(Panic)인 시기에는 지지선 대신에 저항선이 나타난다. 대규모 주문은 주로 주가가 오를 때 사겠다는 주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볼 때 실제로 주가가 오를 때는 이러한 대규모 주문이 감소한다. 불황장이 끝날 무렵에는 지지선이 다시 나타나고 저항선은 사라진다. 그래서 주가는 빠르고 급하게 치솟아 오른다. 사람들은 때론 지지선이나 저항선이 주가를 조작하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내는 심리가 반영된 주문 때문에 형성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약해 보일 때, 악재가 넘쳐날 때, 그리고 불황의 징후들이 도처에 널려있을 때 바로 그때가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기 좋은 시점이다. 이는 초보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악재들 때문에 전 세계 글로벌(Global)주식시장에서 매도하자고 외치는 주문만 쏟아지고, 매수하자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상황이 전개될 때는 도저히 주식을 살 수 있는 용기를 내지 못한다. 더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매수주문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랜 하락기간을 거친 뒤 횡보상태라면 보통은 거래량도 급감해 침체기에 들어간다. 이때도 싸다고 무조건 매수할 것이 아니라 기다려야 하는 시기다. 어느 날 거래량의 변화가 감지된다면 그동안 보아 온 관심종목들을 눈여겨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래량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점진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주가도 상승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 이때가 바로 적절한 매수시점(Timing)이 된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거래량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엄청난 호재나 매집세력에 의한 급등이라면 거래량이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 이전 거래량과 비교할 때 현저한 증가세를 보이지만 긴 음봉이 나타난다면 매도를 통한 차익실현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만 거래량 변화가 크지 않는 상황에서 짧은 음봉이라면 아직 추세가 끝난 것이 아니므로 기다리며 적절한 매도시점을 살피는 것이 좋다.

공황은 절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오랫동안 축적된 원인이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공황가운데 실제적인 주가의 최저점 형성은 공포감 보다는 필요에 의해 형성된 것이란 표현이 맞다고 본다. 공포를 느끼지 시작하고 일찌감치 주식을 매도해 버린 투자자들은 주가가 최저점에 도달하기도 전에 해당 주식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셈이다. 주가의 최저점은 보통 자금이 바닥난 사람들이 매도하기 시작할 때 형성된다. 이들 대부분은 졸지에 허를 찔린 사람들이고, 만일 시간이 조금만 더 허락되었더라면 주식을 계속 보유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조금의 약간의 시간적인 여유조차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공황시기에 겪게 되는 손해의 대부분 원인은 투자자들이 유동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자금이 여러 형태로 묶여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빠른 현금동원이 어렵다. 아무리 자산이 많아도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자산이 없기 때문에 손실을 보고 매도할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보통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이 보유자산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한 경우가 많다. 즉 탐욕과 급함, 분수에 넘치는 계획, 미래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 등이 구체적인 원인이다.

공황시기에는 주가가 내려갈 만큼 충분히 내려갔다고 판단하기도 하지만 때론 주가가 더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수많은 투자자들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고 주식을 매수하지만 그 뒤로도 주식은 끝없이 추락해서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해당 주식을 저가에 팔아야만 되는 고배를 마시게 된다. 오랜 불황장세 가운데 주가가 아무리 낮게 떨어진다 하더라도, 주가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주식거래가 다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곧바로 상승으로 방향을 틀지는 않는다. 사실 시장에서는 자금의 유동성이 확보되어야만 다시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개인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개개인의 행동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집단은 원초적이므로 행동을 예측하기가 쉽다. 시장을 분석한다는 것은 곧 집단행동을 분석하는 것이다. 집단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어떠한 속도로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반적으로 집단은 개인을 끌어들여 개인의 판단을 흐려 놓는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말하기를 자신들조차 군중심리에 휩쓸린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한다.


주가 상승세가 오래 지속될수록 점점 더 많은 분석가가 집단에서 형성되는 강세 심리의 포로가 되어 위험신호를 무시하는 바람에 언젠가는 일어나는 반전흐름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락세가 오래 지속될수록 점점 더 많은 분석가가 우울한 약세심리의 포로가 되어 강세로의 전환신호를 놓치고 만다. 이 때 방향전환 파악은 군중심리의 강도를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과 기업의 실적둔화 움직임에 정치적 리스크(Risk)까지 더해져 하락을 좀처럼 딛고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 국내증시의 흐름이 이러한 군중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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