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한남4구역 홍보관에도 힘주며 경쟁…삼성·현대 CEO 자존심 대결

신채연 기자 2024. 12. 27. 10:18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한남4구역 홍보관]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구역 수주를 두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수주전은 두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존심 대결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51개 동, 2천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입니다.

오늘(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건설사는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옛 크라운호텔 부지에 홍보관을 선보였습니다. 가건물을 세우고 홍보관을 갤러리처럼 꾸몄습니다.

삼성물산의 홍보관은 현대건설 홍보관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삼성물산도 카페 건물 두 개 층을 임대하는 등 홍보관 조성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업계에선 이처럼 대규모로 홍보관을 조성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합니다.

두 건설사는 조합이 제시한 것보다 적은 공사비를 책정하는 등 이번 수주전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현대건설 이한우 CEO 데뷔전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는 두 건설사 CEO들의 승부가 걸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현대건설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이한우 대표 체제로 전환합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11월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주택사업본부장 출신의 이한우 대표이사 부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습니다.

한남4구역 수주전이 이 부사장의 데뷔전인 만큼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것입니다.

현대건설은 올해까지 사실상 6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1위에 오른 만큼, 내년에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4천억원 규모 '마장세림 재건축'에 이어 이달 1조2천830억원 규모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총 6조61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액 6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한남4구역 수주전이 압구정 3구역 등 이후 대규모 정비사업의 전초전으로 꼽히는 만큼, 이 부사장에게 이번 수주 성공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물산 오세철 '리더십 시험대'
[삼성물산 한남4구역 홍보관]

삼성물산은 오세철 사장 연임으로 기존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건설 불황이 길어지면서 쇄신보단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로 풀이됩니다. 다만 오 사장의 리더십은 내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을 겪고 있어 계열사 공사 발주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해 "올해 설비투자 집행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3분기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은 2천3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1% 줄었습니다. BNK투자증권은 "핵심 발주처인 삼성전자 등의 설비투자 계획 조정, 유보로 당분간 하이테크 공사 수주 물량에 대한 우려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통해 얻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은 공개되지 않지만, 삼성물산 수주의 상당 부분이 그룹사 물량인 만큼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축소로 삼성물산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성물산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도시정비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은 최근 몇 년간 도시정비사업에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올해는 잇따라 시공권을 확보하며 3조6천398억원의 수주고를 쌓았습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2조961억원을 웃도는 것은 물론, 올해 목표치인 3조4천억원도 돌파했습니다.

건설업계 1, 2위인 두 회사가 한남4구역 수주전에 자존심을 걸고 연일 파격적인 조건을 쏟아내는 가운데 최종 승자는 다음 달 18일 결정됩니다.

당신의 제보가 뉴스로 만들어집니다.SBS Biz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홈페이지 = https://url.kr/9pghjn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