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버티기 결국 포기…탄핵 심판 개문발차 [세상&]

尹 탄핵 심판 대리인단 구성 완료
배보윤·윤갑근·배진한 등 합류
당분간 ‘6인 헌재’ 심리 불가피

지난 2017년 배보윤 변호사(당시 헌법재판소 공보관)가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가 마침내 시작됐다. 몇차례 변론준비기일을 거쳐 1월 중 본격적인 탄핵 심판이 시작될 전망이다. 헌재의 서류를 일절 거부하며 버티던 윤 대통령 측도 변호인 선임계 제출을 예고하며 탄핵 심판 대응에 나섰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윤 대통령 측 소송위임장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탄핵 심판 변론준비기일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배보윤 변호사, 윤갑근 변호사, 배진한 변호사 등이 탄핵 심판 대리인에 이름을 올렸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첫번째 변론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변론준비기일은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 변론기일과 별도로 쟁점 정리 및 증거 조사 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1차 변론준비기일에 국회 탄핵소추위원 측만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반쪽’ 준비기일이 되리라는 우려가 컸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까지도 대리인 선임은 물론 헌재가 보낸 탄핵 심판 청구서, 준비명령 등에 대한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측이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변론준비기일이 정상적으로 속행할 수 있게 됐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얼굴은 헌법재판소 출신 배보윤 변호사(64·사법연수원 20기)다. 배 변호사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헌재 공보관으로서 헌재의 ‘입’을 담당했다. 탄핵 심판 법리, 실무는 물론 언론 대응에도 능숙하다. 1994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시작해 헌법재판소장 비서실장, 기획조정실장, 헌법재판연구원 연구교수부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배진한 변호사(64·연수원 20기)도 탄핵 심판 대리인으로 참여한다. 배 변호사는 1991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후 199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윤갑근(60·연수원 19기)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강력·특수통으로 꼽힌다. 2008년 중앙지검 특수2부장에 이어 특수부를 지휘하는 3차장을 2년 연속 재직했다. 윤 변호사는 탄핵 심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및 언론 대응 등 변호인단 전반에 관여한다.

법조계에서는 1월 중 본격적인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 약 2주 동안 3회 변론준비기일을 가진 뒤 곧바로 변론기일을 시작했다. 다만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자리가 변수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 심리에는 7명 이상 헌법재판관이 출석해야 하고, 탄핵 인용에는 6명 이상 헌법재판관의 찬성이 필요하다. 당초 12월 중 정계선·마은혁·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 전까지 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불투명해졌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3명의 후보자를 지명할 당시에 여야 합의는 끝난 것”이라며 “한덕수 권한대행이 탄핵소추 된 뒤 후순위자가 권한대행이 되어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