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결산-조선]슈퍼사이클에 수주 밀물…13년만의 동반흑자

김종윤 기자 2024. 12. 27.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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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 '빅3'가 올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 효과로 동반 흑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조선업계는 장기 불황을 벗고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올해 조선업계는 실적 우상향뿐 아니라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높은 선가의 선박들이 건조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는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고부가 선박 중심의 2∼3년 치 물감을 확보한 만큼 단순히 수주량을 늘리는 작업을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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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수주 해소 후 신조선가지수 상승세 효과 얻고 실적 우상향
친환경기조로 늘어난 고부가 선박 일감 늘려…엔진 밸류체인 강화해 수익성 확보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국내 조선사 '빅3'가 올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 효과로 동반 흑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늘어난 해상 물류 대응을 위해 선주들이 발주한 선박이 실적으로 반영됐다. LNG(액화천연가스)·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기조로 늘어난 고부가 선박을 대거 수주해 안정적인 일감까지 확보했다.

장기 불황 털고 슈퍼사이클 진입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35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211억 원) 대비 672% 증가했다.

올해 조선업계는 장기 불황을 벗고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물동량에 대비하기 위한 선박 발주가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신조선가지수가 우상향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지수는 189.18로 4년 전(125.06) 대비 약 64p 늘었다.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08년 9월(191.6) 수치 돌파도 멀지 않았다.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평균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지표다.

한화오션(042660)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688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흑자전환했다. 에프엔가이드의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는 1567억 원이다. 4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손실만 없다면 2020년 이후 4년 만의 연간 기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010140) 역시 지난해 9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328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543억 원) 대비 약 2배 이상 늘었다.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연간 동반 흑자는 2011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2012년부터 실적 발목을 잡았다. 단순 수주에 치중해 확보한 저가 물량도 수년간 조선업계를 괴롭혔다.

HD한국조선해양의 LPG운반선 시운전 모습(HD현대 제공)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올해 조선업계는 실적 우상향뿐 아니라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놨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원칙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운반선과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컨테이너선 발주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일찌감치 연초 세운 수주 목표치를 채웠다. 올해 205억 6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135억 달러)의 152.2%를 달성했다. 한화오션 수주액도 지난해 35억 2000만 달러에서 올해 88억 6000만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중공업도 약 73억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조선업계는 수주 확대와 동시에 밸류체인 구축에 공을 들였다. 선박 원가의 10∼15% 안팎을 차지하는 엔진 기업을 인수하고 원가 절감과 빠른 수급 체계를 갖췄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STX중공업 인수를 마무리하고 사명을 HD현대마린엔진으로 변경했다. 이로써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대형 선박 추진용 엔진) △HD현대엔진(발전용 엔진) △HD현대마린엔진(중소형 선박 추진용 엔진)으로 엔진 밸류체인을 갖췄다.

한화그룹 역시 올해 2월 선박용 저속엔진 세계 2위 기업인 HSD엔진(한화엔진)을 2269억 원에 인수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32.77%를 보유한 한화임팩트다. 이달 한화엔진은 한화오션과 841억 원 규모의 선박용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시너지를 창출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높은 선가의 선박들이 건조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는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고부가 선박 중심의 2∼3년 치 물감을 확보한 만큼 단순히 수주량을 늘리는 작업을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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