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결산-배터리] 中 공세·캐즘에 고전…美 세액공제로 연명

박종홍 기자 2024. 12. 2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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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또 다른 주요 시장인 유럽 역시 캐즘 한파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축소하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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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3사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LG엔솔·SK온, AMPC 제외시 적자
LFP·ESS용 배터리로 활로 모색…'트럼프 리스크'에 재차 난관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올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없었다면 적자를 면치 못했을 만큼 부진했다.

NCA·NCM 등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던 국내 업계는 더욱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라인 확충에 나서면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 포함) 배터리 총 사용량은 686.7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25.0% 성장했다.

성장세는 유지했지만 2022년과 2023년엔 1~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4%, 44.0%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폭은 대폭 줄었다. 높은 가격대, 각국의 구매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부족, 화재 우려 등으로 전기차 수요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 배터리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중국 업계엔 호재로, 국내 업계엔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그간 기술적 난도가 높고 고부가가치인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20.2%로 전년 동기 대비 3.5%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전 세계 1·2위 업체인 중국 CATL과 비야디(BYD)는 같은 기간 점유율을 각각 0.9%p, 0.8%p 끌어올렸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의 AMPC 보조금에 기대 실적을 방어했다. 올 1~3분기 AMPC 누계액은 LG에너지솔루션 1조 1027억 원, SK온 2111억 원, 삼성SDI 649억 원인데, 해당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AMPC가 없으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K온은 AMPC를 반영해도 적자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대세가 LFP 배터리로 기울고, LFP 배터리가 주로 사용되는 ESS 시장이 부각되면서 국내 업체들도 이에 대한 대응에 분주하다. ESS의 경우 전기차 시장과 달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활황인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7월께 국내 업체 중 최초로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와 2025년 말부터 5년간 39GWh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SK온과 삼성SDI도 2026년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ESS의 미국 현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LFP ESS 셀의 에너지 밀도를 개선해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ESS용 LFP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정부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 업체들은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를 검토하는 데다 AMPC 폐지·축소 가능성도 거론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또 다른 주요 시장인 유럽 역시 캐즘 한파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축소하면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전기차 충전소 확충 지원을 축소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유럽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완성차 제조사들의 배터리 셀 수요 회복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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