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항공기 전원 생존, 1㎝ 차로 산 트럼프... 올해의 기적 5

김동현 기자 2024. 12. 2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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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4년 지구촌엔 기적도 찾아왔다. 영화보다 더 놀라운 일들이 때로는 감동, 때로는 경악을 안겼다. 올해 ‘하늘’은 누구 손을 들어줬을까. 다시 보아도 충격적인 2024년의 기적 다섯을 조선일보 국제부가 뽑았다.

지난 1월 2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소속 516편 여객기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AFP 연합뉴스

◇불타는 日 항공기, 379명 전원 생존

새해 벽두 생방송으로 중계된 화면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일본항공 여객기와 해상보안청기가 지난 1월 2일 활주로에서 충돌해 여객기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타올랐다. 몇 분 후 NHK 등을 통해 전해진 속보는 더 큰 충격을 안겼다. 탑승자 전원인 379명 모두가 무사히 탈출해 살아남았다는 소식이었다. 승무원은 노련했고 승객은 침착했다. 기적의 생환이었다.

지난 7월 13일 미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호원에게 둘러싸인 와중 지지자들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보이고 있다./AP 연합뉴스

◇1㎝ 차이로 죽음 피한 트럼프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장에 암살범이 쏜 여덟 발의 총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웅크렸던 트럼프가 오른손 주먹을 들어 보이며 일어섰을 땐 귀에 총알이 관통해 얼굴에 벌건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이었다. 이후 영상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고개를 1㎝만 돌렸어도 총알이 머리에 맞을 수 있었다. 죽음의 문턱을 밟고 돌아온 트럼프는 결국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했다.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그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없었다.

지난 8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교토국제고 선수들/교도 연합뉴스

◇약체의 반란, 교토국제고 고시엔 제패

한국인이 세운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일본 고교 야구 최정상에 섰다. 지난 8월 효고현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강팀들을 차례차례 꺾고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약체의 반란이었다. 줄어드는 학생 수를 늘려보겠다며 1999년 창단한 교토국제부 야구부는 지역 예선에서조차 고전해 왔다. 구장엔 한국어로 된 교가가 울려 퍼졌다.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시험발사 장면/뉴시스

◇머스크의 사전오기, 우주에서 돌아온 로켓

일론 머스크가 만든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지난 10월 자체 개발 우주선 ‘스타십’의 1단 추진체 회수에 성공했다. 무게가 275t에 달하는 로켓이 고도 70㎞까지 올라갔다가 지구로 귀환해, 안기듯 땅에 다시 붙는 장관은 생중계됐다. 폭발하고 바다에 빠진 네 차례 실패 끝에 달성한 사전오기(四顚五起)의 결실이었다.

지난 8일 독재 정권이 축출된 시리아 세드나야 감옥에서 구출된 어린아이. 성폭행을 당한 여성 수감자가 출산해 이곳에서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X

◇시리아 ‘지옥의 감옥’에서 태어난 생명

지난 8일 시리아의 53년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반군에 의해 무너졌다. 반(反)정부 인사들을 탄압하려 지어진 ‘세드나야 감옥’의 문도 열렸다. 반군이 철창을 열자 수감자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아장아장 걸어 나와 충격을 줬다. 한 여성 수감자가 옥중에서 출산했다고 추정되는 아기였다. 아기의 순박한 눈망울은 독재 정권의 잔혹함을 더 비극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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