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 무산, 민생이 위중한데 이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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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와 정부가 탄핵 정국 수습을 위해 만들기로 한 '국정 안정 협의체'(여·야·정 협의체)의 첫 회의 개최가 어제 무산됐다.
윤석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비상시국인데도 여야 모두 정략적 접근에만 골몰하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나라 사정이 극도로 어려운데 여야는 저마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며 대립하니 공당답지 못한 태도라 하겠다.
어제 인공지능(AI) 기본법을 비롯한 일부 민생 법안들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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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 협의체의 난항은 결국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안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할 특검법안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거대 야당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계엄 사태가 ‘내란 시도’에 해당한다며 한 권한대행과 국민의힘을 싸잡아 “내란 잔당”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쌍특검 법안이 위헌적이라며 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상태다. 나라 사정이 극도로 어려운데 여야는 저마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며 대립하니 공당답지 못한 태도라 하겠다.
여당 주장대로 쌍특검 법안에 위헌 요소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검 후보자를 야당만 추천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수사 공정성은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 수사 범위가 과도하게 넓고 수사에 비협조적인 기관·개인에 지나친 불이익을 가하도록 한 점도 문제다. “민주당 밑에 검찰청 하나를 새로 만드는 것”이란 국민의힘의 항변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다만 여소야대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은 특검 후보자를 야당 아닌 제삼자가 추천하도록 하는 등 위헌성을 없앤 새 특검법안을 역제안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어제 인공지능(AI) 기본법을 비롯한 일부 민생 법안들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미래가 걸린 반도체특별법은 여전히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맴돌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앞서 “국민이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먹사니즘’을 표방한 바 있다.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민생이 위중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정쟁만 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이 지금의 국가 위기에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여·야·정 협의체 출범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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