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국민과 신뢰 회복' 다짐한 정몽규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비할 것" 공약 내걸었다

[스포티비뉴스=신문로, 장하준 기자] 축구 팬들에게 신뢰를 약속했다.

대한축구협회(KFA)의 정몽규(62) 회장은 26일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출마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앞서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 4선 도전을 선언했으며 25일에는 축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자연스레 정 회장은 당분간 회장직이 아닌 대한축구협회장에 도전하는 후보 중 한 명으로 신분이 전환됐다. 이제 정 회장은 협회장 자리를 놓고 허정무(70)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신문선(66)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와 경쟁한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오는 1월 8일에 진행된다.

정 회장은 공약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 집행부 인적 쇄신,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 2031 아시안컵, 2035 여자월드컵 유치, ▲ K리그 운영 활성화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 시도협회 지역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트라이아웃 개최, ▲ 여자축구 활성화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컵 개최, ▲ 유소년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축구 현장과의 소통강화 및 인재 발탁 등 12가지를 제시했다.

다음으로 정 회장은 해당 공약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마친 뒤 “국민 소통을 핵심 가치로 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축구 산업을 발전시키고 축구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라며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공약에 포함된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정 회장은 최근 팬들의 많은 비판을 받으며 신뢰를 잃었다.

연이은 감독 선임 논란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작년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재택근무 등 대표팀 감독으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지난 1월에 있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회 내내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준 뒤, 4강에서 탈락했다.

이에 축구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자연스레 비판의 화살은 대표팀 감독 선임 총책임자인 정 회장에게 돌아갔다.

이후 정 회장은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새 사령탑 물색에 돌입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했다. 하지만 전력강화위원회는 여러 논란 끝에 무려 5개월 동안 새 사령탑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울산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자연스레 더욱 비판이 거세졌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탐탁지 않은 부분이 연이어 드러났다. 기존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박살 냈다는 내부 주장도 나왔다. 결국 정 회장과 홍 감독은 국회 현안 질의에 참석해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팬들도 거세게 항의했다. 국내에서 열린 대표팀 경기를 찾은 축구 팬들은 경기 내내 “정몽규 나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홍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칠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이처럼 정 회장은 팬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 회장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 4선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을 통해 팬들과 신뢰를 회복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