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전략적 동맹 구축…5대 5 합작법인 설립(종합2보)

권숙희 2024. 12.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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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알리익스프레스, 합작회사 자회사로 편입…"기업가치 6조원 평가"
'반쿠팡 연대' 해석도…"알리바바, 中경쟁사들 급부상으로 어려움 겪어"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권숙희 기자 =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는다.

두 그룹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함께 합작법인 울타리 안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쿠팡·네이버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상황에서 생존을 담보할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출자 비율은 5대 5이며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 설립될 합작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다만, 두 플랫폼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합작 법인의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래픽] 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설립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신세계그룹은 이번 전략적 동맹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마켓은 이번 동맹을 통해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G마켓이 보유한 60만 판매자가 알리바바의 최대 강점 가운데 하나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판로를 비약적으로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알리바바는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이머커스 사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 판매자의 전 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는 동시에 K-상품의 판로도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알리바바그룹이 취급하는 각국의 우수 상품이 G마켓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소개돼 상품 선택의 폭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가 축적한 정보기술(IT)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G마켓이 기대하는 요소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쇼핑 경험이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판매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지원도 가능해질 것으로 신세계는 기대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G마켓이 보유한 판매자 저변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를 출범시키는 등 공을 들였지만, 아직 판매자 수가 1만명에 불과하다.

두 플랫폼의 본격적인 공동 상품 운영은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되고 정보개발(IT)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제공]

업계 안팎에선 '적과의 동침'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알리바바와의 이번 전략적 동맹을 두고 G마켓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3조4천400억원을 투입해 G마켓을 인수했다. 그러나 G마켓은 2022∼2023년 연이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격화하는 생존 경쟁에서 버텨야 하는 G마켓과 한국 시장에 안착하려는 알리바바가 최대의 벽인 쿠팡과 맞서기 위한 전략적 동맹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반(反)쿠팡 연대'를 구축한 것"이라고 짚었다.

알리바바와의 합작 법인 설립 계획은 이날 이마트의 기업공시와 신세계그룹의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식화됐다.

이날 장 막판에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마트의 주가는 5.45%가 올랐다.

반면, 알리바바그룹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소식을 타전했다.

이번 합작 계획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한국의 소비자 신뢰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한때 중국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압도적인 입지였던 알리바바도 최근 핀둬둬(테무 모회사)와 바이트댄스 같은 경쟁사들의 급부상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 17일 자사 백화점 체인인 인타임(銀泰)을 인수 7년 만에 중국 의류 회사 야거얼(雅戈爾·Youngor) 패션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 매각으로 93억위안(약 1조8천324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업계는 추정했으며, 알리바바가 이커머스 부문 등에 더 집중하려는 사업 재편의 일환이라고 풀이됐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그룹 홀딩의 주식은 올해 들어 11% 올라 2천억달러(약 293조2천400억원)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lucho@yna.co.kr,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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