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폰 던진 20대, 10개월 아기 머리 '함몰'…"감형 두렵다"는 친모

피해 아이의 친모 B씨가 공개한 사진./사진=SNS

버스에서 처음 본 생후 10개월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던져 다치게 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피해 아이의 친모가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26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특수상해 혐의로 20대 여성 A씨가 구속됐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5시쯤 인천 서구 청라동을 달리던 시내버스 안에서 생후 10개월 된 아이 머리에 휴대전화를 던져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버스 뒷문 쪽에 있던 2인 좌석에서 아이를 안고 지인과 대화하던 여성 B씨 앞으로 다가가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가 내 부모님을 욕하는 환청을 들어서 휴대전화를 던졌는데, 아이에게 잘못 던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 24일 SNS(소셜미디어)에 아이 상태를 전하며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B씨에 따르면 아이는 두개골 골절과 함몰, 경막 외 출혈 등 중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는 "아이를 아기띠에 매고 지인과 함께 이동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퍽' 소리가 나더니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다"며 "확인해 보니 아이 머리가 함몰돼 있었다. 상황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는지도 몰랐던 A씨가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던졌던 것"이라며 "다른 승객이 경찰에 신고하고 구급차를 불러주셨다. 다음 정거장에서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저는 바로 병원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응급실에서 CT 촬영을 한 뒤 '뇌 경막이 파열됐을 수 있다', '마비 같은 장애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눈물만 흘렸다. 죄책감과 미안함에 먹을 수도, 잘 수도 없었다"며 "아이의 고통과 아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후유증, 머리에 가득 채워진 흉터 등 상황이 원망스럽고 슬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경찰 통해 들었는데 A씨는 조현병 환자고, 환청 때문에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 던져도 저한테 던져야 했다. 이건 살인미수"라며 "작은 생명에게 극악무도한 짓을 한 A씨가 정신질환 이력으로 감형 없이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