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사무실 지원 중단하는 광주시…노동계 “형평 어긋나”

광주광역시가 민주노총 사무실 임차료 지원 중단을 예고하며 ‘정부와 기업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26일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광주시 노동일자리정책관실의 말을 들어보면, 광주시는 ‘노사관계 발전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2003년부터 매년 5500만원씩 지원하던 민주노총 광주본부 사무실 임차료를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임대 계약 만료일인 다음달 2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산업단지에 있는 현 사무실을 떠나 새로운 장소로 이전해야 하는 처지다.
광주시는 올해 5월 감사원이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조합 사무실 지원 관련 감사에서 사무실 임차료 지원에 대한 근거가 미흡하다고 이달 2일 주의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례에 ‘임차료 지원’이라는 문구가 없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지난 7월 대체 공간으로 시 소유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을 제시했으나 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는 하남산단관리공단과 산단 입주기업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입주기업들은 민주노총이 ‘광주 최대 산단인 하남산단으로 이전하면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주시의회에서 리모델링 비용 5억4천만원을 전액 삭감하며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 내 사무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다른 광역자치단체, 한국노총 광주본부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전국 6개 광역시(광주·부산·인천·대구·대전·울산) 중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가 근로자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며 노동자 상담과 교육 등을 하고 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도 수년째 임동근로자종합복지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이날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광주시가 제시한 하남복지관으로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입주기업 반대와 광주시의 방관 행정 때문에 무산될 위기”라며 “광주시는 ‘민주노총은 기업들에 골칫거리’라는 입주기업의 시대착오적 논리 뒤에 숨어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조합비만으로는 새 사무실 운영과 교육, 복지 사업예산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노총의 사업은 노동자 복지, 노동조건 개선 등 공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새 장소를 물색하고 있지만 교육장·회의실 등 1000㎡(300평)에 달하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 소유 대체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노동일자리정책관실은 “하남산단 입주기업들의 반대는 있었지만 이런 이유로 하남복지관 이전을 철회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하남복지관을 포함해 대체 장소를 물색 중으로,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 활동은 계속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보] 한덕수 탄핵안 국회 본회의 보고…내일 표결
- [속보] 국회,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선출
- “백령도 통째 날아갈 뻔…권력 지키려 목숨을 수단처럼 쓰다니”
- [영상] 탄핵열차 막아선 한덕수…여야 합의 내세워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 궁색한 김용현…한덕수에 계엄 사전보고 했다더니 “국무회의 직전 보고”
- [단독] 노상원 수첩에 ‘사살 대상’은 없어…검찰서도 진술 거부
- 한국인 5%는 암 유병자…췌장·전립선암 등 ‘고령 암’ 늘었다
- 대법원, 윤석열 주장과 달리 “비상계엄은 사법심사 대상”
- [단독] 권성동 “지역구서 고개 숙이지 마…얼굴 두껍게 다니자”
- 아침에 침대 정리하면 건강을 해칩니다 [건강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