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사무실 지원 중단하는 광주시…노동계 “형평 어긋나”

김용희 기자 2024. 12. 26. 1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동계 “공적 영역이라 지자체 지원 필요”
민주노총 광주본부 관계자들이 26일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무실 이전에 따른 광주시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광주광역시가 민주노총 사무실 임차료 지원 중단을 예고하며 ‘정부와 기업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26일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광주시 노동일자리정책관실의 말을 들어보면, 광주시는 ‘노사관계 발전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2003년부터 매년 5500만원씩 지원하던 민주노총 광주본부 사무실 임차료를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임대 계약 만료일인 다음달 2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산업단지에 있는 현 사무실을 떠나 새로운 장소로 이전해야 하는 처지다.

광주시는 올해 5월 감사원이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조합 사무실 지원 관련 감사에서 사무실 임차료 지원에 대한 근거가 미흡하다고 이달 2일 주의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례에 ‘임차료 지원’이라는 문구가 없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지난 7월 대체 공간으로 시 소유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을 제시했으나 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는 하남산단관리공단과 산단 입주기업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입주기업들은 민주노총이 ‘광주 최대 산단인 하남산단으로 이전하면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주시의회에서 리모델링 비용 5억4천만원을 전액 삭감하며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 내 사무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다른 광역자치단체, 한국노총 광주본부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전국 6개 광역시(광주·부산·인천·대구·대전·울산) 중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가 근로자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며 노동자 상담과 교육 등을 하고 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도 수년째 임동근로자종합복지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이날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광주시가 제시한 하남복지관으로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입주기업 반대와 광주시의 방관 행정 때문에 무산될 위기”라며 “광주시는 ‘민주노총은 기업들에 골칫거리’라는 입주기업의 시대착오적 논리 뒤에 숨어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조합비만으로는 새 사무실 운영과 교육, 복지 사업예산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노총의 사업은 노동자 복지, 노동조건 개선 등 공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새 장소를 물색하고 있지만 교육장·회의실 등 1000㎡(300평)에 달하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 소유 대체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노동일자리정책관실은 “하남산단 입주기업들의 반대는 있었지만 이런 이유로 하남복지관 이전을 철회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하남복지관을 포함해 대체 장소를 물색 중으로,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 활동은 계속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