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분의1 텅빈거리 '월세 1100만원'… 울고 웃는 연말 상권
이태원-명동, 연말 호황에도 다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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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에서 오랜 기간 꽃집을 운영한 50대 A씨는 "메인 스트리트 대부분이 공실이고 낮은 금액으로 식사나 술을 즐길 수 있는 일부 골목 외에 상권이 죽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공실이 늘면서 볼거리가 줄어드니 방문객도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가로수길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C씨는 "건물을 통임대해 가게를 운영했던 대기업이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후퇴했다"며 "이전에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자영업자들이 하나둘 떠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로수길에 주로 패션·화장품 매장이 입점했었는데 주요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바뀐 것도 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인들도 가로수길의 침체 원인으로 높은 임대료를 지목했다. 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D씨는 "가로수길의 임대료가 자영업자보다 기업체를 대상으로 산정되면서 개인 자영업자가 가게를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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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부동산 관계자 G씨는 "이태원 사고 이후에는 상권 회복이 70% 이뤄졌다고 하지만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며 "가까운 용리단길(용산역 상권)이 부상하자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마저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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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H씨는 "1년 만에 명동을 왔는데 훨씬 더 활발한 분위기"라고 했다. 캐나다에서 여행 온 20대 I씨도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과 야외 거리를 메운 포장마차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 52.5%까지 치솟았던 명동의 공실률은 올해 2분기 기준 6.8%로 뚝 떨어졌다. 미국·유럽·일본·동남아시아 등 각국에서 여행 온 관광객들이 명동 상권의 부흥을 이끌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85.9%가 명동에 갔다.
명동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 중인 40대 J씨는 "거리에 사람들이 늘고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지만 실제로는 먹거리 외에 다른 물품의 소비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고물가와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장사는 잘 안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연 기자 yeon37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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