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배후기지’ 판교 정보사령부 100여단… “다들 진급에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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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판교 정보사령부 100여단)에선 OB들이라고 해도 (진급에 미쳐서) 제정신인 사람이 없어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그걸 이용한 거죠."
25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인근에서 만난 관계자 A 씨의 말이다.
이곳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빌딩'도 정보사 100여단 건물로 알려져 있다.
판교 정보사 100여단 부지에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다가 전사한 대원들을 추모하기 위한 '충혼탑'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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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파공작부대’ 양성·교육 기관
‘○○빌딩’ 등 일반기업 위장
진입로엔 ‘보안시설’ 경고판
군지휘부도 정확한 업무 몰라
관계자 “경쟁 심하고 폐쇄적
전역자들, 진급 미끼로 영향력”
“이곳(판교 정보사령부 100여단)에선 OB들이라고 해도 (진급에 미쳐서) 제정신인 사람이 없어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그걸 이용한 거죠.”
25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인근에서 만난 관계자 A 씨의 말이다. 이곳은 12·3 비상계엄 선포 4시간 전인 지난 3일 오후 6시쯤 노 전 사령관의 주도로 꾸려진 계엄 비공식 조직 ‘수사 2단’의 단장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을 비롯해 특수요원 수십 명이 모인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계엄 배후기지’의혹을 받아 수사 대상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A 씨는 “이곳은 군 지휘부도 정확한 업무를 모를 정도로 음지 부대라 폐쇄적이고 진급 경쟁이 극심하다”며 “전역자도 진급을 미끼로 실무자들을 움직일 수 있었기에 이번 계엄에서 배후기지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이곳에서는 전역자라 해도 이들이 가진 정보와 경험을 조직의 재산으로 여기기 때문에 (노 전 사령관처럼) 전역자들의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설명했다.
판교 정보사 100여단은 ‘○○○테크○’이란 이름으로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었다. 주변 건물이라고는 민가 4∼5채가 전부였다. 진입로에는 ‘이 지역은 보안시설이므로 무단출입 및 사진 촬영을 금함’이라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었다. 바리케이드가 쳐진 진입로 끝에는 철문이 건물을 가리고 있었다.
해당 건물 청소 업무를 한다는 B 씨는 “정보사 건물이 맞다”며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철문으로 건물을 가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 일대에는 정보사 건물들이 여러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빌딩’도 정보사 100여단 건물로 알려져 있다. 왕복 4차선 도로 옆 6∼7층 규모의 이 건물은 일반 기업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창문은 모두 암막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내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인근 주민 최모(51) 씨는 “군부대인 것만 알지 경비가 워낙 삼엄해 근처에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판교 정보사 100여단은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북파공작부대(HID)’를 양성·교육하는 일종의 ‘연수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자신을 소개할 때도 100여단과 같은 군대 용어가 아닌 ‘○○개발’ ‘○○산업’ 등 일반 회사명으로 자신의 소속을 밝힌다고 한다. 판교 정보사 100여단 부지에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다가 전사한 대원들을 추모하기 위한 ‘충혼탑’이 세워져 있다. 매년 6월 이들의 영혼을 기리는 특수임무 전사자 합동위령제가 거행된다. 지난해에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했다. 주민 C 씨는 “충혼제도 주민들에게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유족들도 내부로는 못 들어가고 앞에서 위령제만 지내고 바로 나온다”고 전했다.
노지운·조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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