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자율’ 택한 일본… 기업 69% ‘계속고용제’ 실시[‘연공형 정년연장’ 안된다]

이근홍 기자 2024. 12. 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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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 중 노동관계 법령에 민간부문 종사자에 대한 별도의 정년 규정을 두고 있는 국가가 사실상 한국과 일본밖에 없는 가운데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화 사회 문제를 고민해 온 일본은 점진적이면서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둔 선택적인 정년연장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정년연장 문제를 기업에 떠넘기듯 강압적으로 풀지 말고 노사 자율성 부여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집중한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해 안전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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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공형 정년연장’ 안된다 - (中) 일본은 선택적 정년연장
법적 정년은 60세까지 유지하되
사업주가 5년간 연장·폐지 선택

주요 선진국 중 노동관계 법령에 민간부문 종사자에 대한 별도의 정년 규정을 두고 있는 국가가 사실상 한국과 일본밖에 없는 가운데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화 사회 문제를 고민해 온 일본은 점진적이면서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둔 선택적인 정년연장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급진적인 정년연장으로 인한 청년 일자리 급감 사태 등과 같은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정년연장 문제를 기업에 떠넘기듯 강압적으로 풀지 말고 노사 자율성 부여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집중한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해 안전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26일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3년 고령자 고용상황 보고’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65세까지의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를 실시한 기업 비율은 99.9%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가장 많은 69.2%는 계속고용제도(재고용·근무연장 등)를 선택했으며, 정년연장(26.9%)·정년폐지(3.9%)를 선택한 기업은 합해 약 30.8%를 차지했다.

연공형 임금체계·기업별 노사관계 등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한 점이 많은 일본은 초고령 사회 진입 문제도 한발 앞서 준비해왔다. 1998년 60세 이상 정년 의무화를 시행한 일본은 2004년 65세 고용확보 조치 의무화(2006년 시행)를 결정했다.

다만 이때 일본은 법적 정년을 또 늘릴 경우 고임금 고령자 고용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법정 정년 60세는 유지하되 사업주가 정년연장·계속고용·정년폐지 중 한 가지를 택하도록 했다. 2020년에는 70세까지 고령자 고용확보조치 노력을 의무화(2021년 시행)했다. 아베 히로시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노동정책본부 총괄 주간은 “60세 정년 법제화 당시에도 이미 많은 기업이 60세 정년제를 도입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후속조치로서 나머지 기업들이 뒤따르게 하도록 유도했다”며 “단 최근까지도 법적 정년을 60세로 유지한 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시간과 각 기업 사정에 맞는 유연한 선택지를 제시한 일본 사례는 정년 연장 논의를 본격화한 한국에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막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수경 강원대 비교법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일본의 고령자 고용제도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연착륙을 도모해온 결과 어느 정도 노사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제도운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노동·고용환경, 노사관계 등에 적합한 제도설계와 이행력 확보를 위한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진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주요국 중 한국과 일본에만 별도 정년 규정이 있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단계적으로 진행된 일본의 정년연장 방식은 우리나라 입법 과정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일본과 달리 비교적 최근에서야 60세 정년이 연착륙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특성상 보다 면밀하게 정년 연장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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