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엔 기부 끊겠다더니…‘트럼프 취임식’ 기업 돈 몰린다

이본영 기자 2024. 12. 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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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의사당 난동' 사건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에 대한 기부 중단을 선언했던 기업들이 앞다퉈 그의 취임식에 거액을 쾌척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1년 1월6일 트럼프의 대선 패배를 번복시키려고 그의 지지자들이 의사당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 이후 기부 중단 또는 재고 방침을 밝혔던 수십 개 기업들 중 11곳이 트럼프의 취임식에 기부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5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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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4일 차량 뒷자리에 타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을 떠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FP 연합뉴스

‘1·6 의사당 난동’ 사건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에 대한 기부 중단을 선언했던 기업들이 앞다퉈 그의 취임식에 거액을 쾌척하고 있다.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실리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기업들의 얍삽한 행태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1년 1월6일 트럼프의 대선 패배를 번복시키려고 그의 지지자들이 의사당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 이후 기부 중단 또는 재고 방침을 밝혔던 수십 개 기업들 중 11곳이 트럼프의 취임식에 기부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5일 보도했다.

입장을 바꾼 기업들 중에는 자동차 업체 포드·도요타·제너럴모터스, 금융 기업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통신 업체 에이티엔티(AT&T)가 포함돼 있다. 포드·도요타·인튜이트는 각각 100만달러(약 14억6천만원)를 트럼프 취임준비위원회에 기부했다. 이런 기업들은 2021년에는 트럼프가 의사당 난동을 사주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 또는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당시 선거인단 투표 인증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기부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기업들은 대부분 입장을 바꾼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제약 업체는 “당시에는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기부에 관해 새 기준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기부금을 늘린 곳들도 있다. 통신 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스는 2017년 트럼프 취임식에 25만달러,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35만달러를 기부했는데 이번에는 100만달러를 냈다. 우버는 바이든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는데 이번에는 법인 차원에서 100만달러를 내고 다라 코즈로샤히 최고경영자가 개인 명의로도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2017년에는 1억700만달러를 기부받은 트럼프 취임준비위는 이번에는 더 많은 돈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취임준비위에 100만달러를 기부하면 취임 축하 만찬과 각료 지명자들과의 리셉션 등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 6장을 준다. 2021년 바이든 취임준비위는 6100만달러를 모았다.

트럼프의 취임식 기부금 모금이 활기를 띠는 것은 기업들이 규제 완화 등 그의 공약이 경영에 미칠 영향을 크게 신경쓰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개인적 친소 관계를 중시하며 정책을 자의적으로 휘두르는 점도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든다. 앞서 그와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등 대기업 경영자들이 잇따라 마러라고를 방문해 트럼프를 만났다.

기업들을 공화당 쪽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한 컨설턴트는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메뉴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옛말이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논의 테이블에 끼지 못하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까 트럼프 쪽에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공화당 쪽 인사들은 누리집에서 민주당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비치는 메시지를 지우라고 기업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의사당 난동을 비판하는 내용을 최근 누리집에서 삭제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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