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헤어에만 월 30만원 넘게 쓰는 부부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4. 12. 26. 10: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대 부부 재무설계 3편
헤어 케어에 씀씀이 큰 부부
이런 저런 관리 받다 보면
비용 급증할 수밖에 없어
절약하려면 필요한 시술만 해야

'남자는 머리발'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헤어 스타일링이 인상을 좌우한다는 얘기인데, 그래서인지 머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직장인이 많다. 외모도 경쟁력인 요즘 시대에서 이게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그 정도가 상식선을 넘어섰을 때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부부는 한달에만 수십만원을 머리를 가꾸는 데 쓰고 있었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지출 상태를 점검했다.

헤어 스타일링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지출을 발생시킨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법을 통해서다. 한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의 최장대출기간을 30년으로 축소했다. 분할 상환이 기간이 10~20년 줄었으니 직장인들의 대출 부담감도 그만큼 커질 게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한상섭(가명·42)씨와 박은혜(가명·41)씨 부부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케이스다. 부부는 5년 전 결혼하자마자 '영끌 전략'으로 시세 7억3000만원짜리 집을 장만했다. 부족분은 주택담보대출금(당시 5억1000만원)으로 해결했는데, 40년 분할 상환으로 신청해 잔금을 변제하고 있다.

문제는 매월 내야 하는 납입금의 '압박'이 부부의 예상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부부는 한달에만 230만원을 주담대의 원리금을 갚는 데 쓴다.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이자가 더 저렴한 사내대출 3000만원을 받아 주담대를 갚는 데 모조리 썼지만 갈 길이 멀다. 여기에 부모님에게 다달이 갚는 돈(50만원)과 자동차 할부금(월 42만원)도 있다. '빚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부부는 더 빨리 변제할 방법을 찾기 위해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은 이렇다. 부부의 월 소득은 710만원. 중견기업을 다니는 남편이 410만원을 벌고 중소기업 직장인인 아내가 300만원을 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669만원,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64만원, 금융성 상품 20만원 등 753만원이다. 한달에 43만원씩 적자가 나는데, 부부는 지난 상담 때 정기지출을 61만원 줄여 43만원 적자를 18만원 흑자로 돌려놓았다.

하지만 부부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설계하려면 18만원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여유자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지출을 줄일 만한 부분이 있을까. 먼저 부부의 보험료(28만원)부터 살폈다. 2인가구치고 이 정도면 보험료를 많이 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줄일 구석이 있었다.

남편의 8만원짜리 암보험은 다른 보험들과 겹치는 보장항목이 많고, 적립금에 적지 않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었다. 들고 있어봤자 득이 될 것이 없기에 부부는 이 보험을 해지하기로 했다. 부부의 보험료는 28만원에서 20만원으로 8만원 줄어들었다.

보험료는 월 납입금이 적지만 수십년간 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해지하고 환급받은 보험료(400만원)는 남편 부모님으로부터 빌린 돈(월 50만원·총 500만원)을 갚는 데 전부 사용했다. 다행히도 부부의 사정을 들은 부모님은 "남은 100만원은 갚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셨고, 덕분에 부부의 지출항목에서 매월 빠져나가던 50만원은 제로가 됐다.

다음으론 부부의 용돈(100만원)을 대폭 손보기로 했다. 부부는 특이하게도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많은데, 용돈의 상당 부분을 머리를 다듬는 데 쓰고 있다. 남편은 양옆 머리를 눌러주는 '다운펌'을 2개월에 한번꼴로 받는다. 두피 마사지나 새치 염색 등 다양한 서비스도 받는다. 하나같이 가격이 만만찮은 시술들이다. 아내도 컬러 염색은 기본이고, 파마나 매직 등 값비싼 시술을 받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이런 식으로 부부는 용돈 100만원 중 30만원을 헤어 케어에 쓰고 있었다.

문제는 부부가 용돈 외에도 1년에 120만원을 미용비라는 항목으로 비정기지출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부부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갚을 것이 많은 현재 상황에서 머리를 다듬는 데만 수십만원을 쓰는 건 분명한 낭비다.

부부는 비정기지출에서 미용비(120만원)를 그대로 두는 대신, 용돈에서 미용비로 빠져나가는 지출(월 30만원)을 전부 없애기로 했다. 새치 염색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새치 염색 샴푸'를 쓰기로 했다. 다운펌도 당분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부부는 외식이나 술자리를 갖는 횟수도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용돈은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부부의 비정기지출(월평균 64만원)도 손봤다. 연 400만원씩 쓰던 명절비·경조사비를 절반인 20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따라서 월평균 지출도 64만원에서 47만원으로 17만원 절약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부부의 지출 줄이기가 모두 끝났다. 부부는 보험료 8만원(28만→20만원), 부모님 빌린 돈 50만원(50만→0원), 부부 용돈 50만원(100만→50만원), 비정기지출 17만원(64만→47만원) 등 125만원을 절약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여유자금도 18만원에서 143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우여곡절 끝에 143만원을 확보하긴 했지만 부부의 상황이 그리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억원에 달하는 빚은 여전히 그대로인 데다, 미래에 태어날 자녀 양육과 부부의 노후도 동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이면서도 나름 수익성이 좋은 재테크 수단들을 지금부터라도 찾아봐야 한다. 과연 부부는 내 집 마련과 안정적인 미래 준비를 모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마지막 편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