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 쌍끌이 속 흥행가뭄…‘선재’ 앞세운 tvN 드라마 방긋

이원 기자 2024. 12. 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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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중문화계 결산

2024년 대중문화계를 돌아보면 분야별로 성과가 엇갈렸다. 영화계는 두 편의 1000만 영화가 나왔지만 팬데믹 때부터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방송계는 OTT가 주춤하는 사이 TV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가요계는 K-팝의 인기를 실감한 가운데 내실을 다지는 한 해였다. 지난 1년간 우리에게 희로애락을 주며 사랑받은 콘텐츠들을 정리해 봤다.

올해 최다 관객을 모은 영화 ‘파묘’. 쇼박스 제공


- OTT 드라마 상대적 부진 속
- ‘굿파트너’ 등 지상파 돋보여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성공
- 주춤했던 요리예능 부활 신호

- ‘슈퍼노바’로 에스파 열풍 시작
- 어도어·김호중 사건 초미 관심

# 쌍천만 뒤에 더 많은 눈물

‘파묘’와 ‘범죄도시4’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쌍천만 영화를 기록했지만 영화계는 4년째 계속 위기를 맞고 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극장가 최고 흥행작은 1191만 명이 영화관을 찾은 ‘파묘’다. 지난 2월 설 연휴 이후인 비수기에 개봉했지만 오컬트 호러의 장르적 재미와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의 연기 앙상블이 입소문을 타면서 1000만 영화에 등극했다. 그리고 2위는 모두가 1000만 관객을 예상했던 ‘범죄도시4’로, 4월 개봉해 1150만 명을 모으며 ‘시리즈 최초 3편 연속 1000만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3위는 6월에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로 879만 명을 기록하며 외화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4위와 5위는 9월에 개봉한 ‘베테랑2’(752만 명)와 7월 개봉한 ‘파일럿’(471만 명)이 차지했다. ‘베테랑2’의 경우 1341만 명을 기록한 1편의 류승완 감독, 황정민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라 내심 1000만을 기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극장가 대표 성수기인 7월부터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현상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특히 한국 영화는 부진의 늪을 허우적거렸다.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던 화제작 ‘설계자’ ‘원더랜드’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 ‘행복의 나라’ ‘대도시의 사랑법’ ‘보통의 가족’ ‘아마존 활명수’ 등은 100만 명 이하의 성적으로 울상을 지었다. ‘베테랑2’ 이후 100만 명을 넘는 한국 영화가 사라졌다가 12월에 개봉한 ‘소방관’이 274만 관객(24일 기준)을 기록해 그나마 체면치레했다.

관객이 감소하자 자구책으로 과거 흥행작을 다시 개봉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과거 영화의 향수를 지닌 관객을 겨냥하면서 동시에 신작 개봉보다 홍보 비용이 현저히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었다. 감성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2014)과 감성 멜로 영화 ‘노트북’(2004)은 각각 23만 명, 18만 명이 들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또한 팬덤이 강한 가수들의 공연 실황 영화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대표적으로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35만 명이 찾았다.

한편 영화계에는 영화 외적인 일들로 다사다난했다. 먼저 지난 11월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가 정우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안겼다. 정우성은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문가비와의 과거 교제 여부, 결혼에 대한 의견 차이, 현재 교제 중인 여성과의 관계 등에 대한 궁금증을 낳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도 있었다. 지난 10월 25일 ‘국민 할머니’ 김수미가 당뇨 등 지병에 따른 고혈당 쇼크에 의해 향년 75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많은 이에게 그리움과 아쉬움을 남겼다.

# tvN 드라마가 돋보인 한 해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tvN 제공


올해 드라마의 중심은 tvN이었다. tvN은 ‘선재 업고 튀어’ ‘눈물의 여왕’ ‘정년이’로 이어지는 화제작을 연달아 편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먼저 타임 슬립 로맨스물인 ‘선재 업고 튀어’는 처음에는 관심받지 못하다가 회를 거듭할수록 이슈몰이를 하더니 ‘변우석 신드롬’이 일어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다만 시청률은 화제성에 비해 5.8%에 그쳐 아쉬움이 있었으나 모바일 시청 비율이 높아 MZ 세대의 시청 트렌드를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 최고의 드라마는 단연 ‘눈물의 여왕’이었다. 히트메이커 박지은 작가의 집필, 김수현 김지원 주연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눈물의 여왕’은 마지막 회 시청률 24.9%를 찍으며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화제성도 방송 내내 1위를 차지했다.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돋보였던 ‘정년이’도 완성도 높은 국극 공연 무대, 실제 소리를 배운 배우들의 노력 등이 결실을 맺으며 16.5%라는 마지막 회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상파에서는 SBS가 ‘커넥션’(14.2%) ‘굿파트너’(17.7%) ‘지옥에서 온 판사’(13.6%) ‘열혈사제2’(12.8%)로 이어지는 드라마 라인업을 선보이며 10% 중반을 오가는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였다. MBC는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시청률이 높진 않았지만 짜임새 있는 서사와 몰입도 높은 연출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받았다.

요리 예능을 부활시킨 ‘흑백요리사’. 넷플릭스 제공


매해 화제작을 보였던 넷플릭스는 올해 ‘스위트홈3’ ‘경성크리처2’ ‘지옥2’ 등의 시즌물을 공개했으나 큰 호응을 받진 못했고,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트렁크’ 등의 신작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아 부진의 늪에 빠졌다. 26일 공개한 ‘오징어 게임2’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넷플릭스가 주춤하는 사이 디즈니플러스의 약진이 돋보였다. 디즈니플러스는 ‘킬러들의 쇼핑몰’ ‘지배종’ ‘폭군’ ‘강남 비-사이드’ 등을 성공시키며 2025년에는 더욱 많은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송강호의 첫 드라마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삼식이 삼촌’이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종영해 아픈 손가락이 됐다.

한편 드라마에서 주춤했던 넷플릭스 는 ‘흑백요리사’를 내놓으며 요리 예능의 부활을 알렸다. 백수저 유명 셰프들과 흑수저 무명 셰프들이 오직 맛으로만 승부한다는 내용에 개성 강한 셰프들 캐릭터가 묘한 서사를 만들며 글로벌한 인기를 얻었다. ‘흑백요리사’의 인기에 힘입어 JTBC의 간판 요리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가 5년 만에 부활했으며, 다른 방송사에서도 요리 예능을 준비하고 있다.

# 3연속 히트 돋보인 에스파

걸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가요계는 에스파가 단연 돋보였다. 에스파 열풍은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첫 정규앨범 ‘아마겟돈’의 선공개 곡인 ‘슈퍼노바’는 5월 중순 공개되자마자 대중의 반응을 얻으며 음악방송 트리플크라운을 비롯해 총 12관왕을 했고, 멜론 주간 차트 15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슈퍼노바’는 해외에서도 큰 히트를 하며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누적 스트리밍 수 1억 회를 돌파했다. ‘슈퍼노바’에 이어 5월 말 공개된 앨범 ‘아마겟돈’과 더블 타이틀곡 ‘아마겟돈’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25개 지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와 월드와이드 앨범 차트 1위,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25위,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리고 11월 공개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의 ‘위플래시’도 11월 멜론 월간 차트 2위를 비롯해 국내 음원 사이트 최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수많은 가수와 그룹이 데뷔하는 가요계에서 투어스와 아일릿, 베이비몬스터 등 5세대 신인 그룹이 눈에 띄었고,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예뻤어’를 역주행시킨 데이식스는 보이밴드의 부흥기를 알렸다. 또한 블랙핑크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APT’는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았으며,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 8위에 오를 정도로 글로벌한 인기를 얻었다.

걸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가요계에는 두 가지의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지난 4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모회사 하이브 사이에 경영권 분쟁 등을 알리면서 민희진-하이브 사태가 촉발됐다. 이런 가운데 어도어 소속인 뉴진스가 민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후 최근 어도어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 사건은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중년층의 강한 팬덤을 지닌 김호중 음주운전 사건이다. 그는 지난 5월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차선의 택시를 받고 달아난 혐의로 입건됐으며, 지난달 13일 1심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2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1심 판결 직후 김호중과 검찰 양측은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로, 김호중은 현재 구치소에 구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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