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강원만 바뀌었다…‘썰’만 난무했던 감독 연쇄이동
올 겨울 프로축구 최대 화두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었다. 축구는 감독 놀음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올해 거물급 사령탑들의 움직임이 기대됐지만 대부분 잔류를 선택해 연쇄 이동 대신 ‘설’만 난무했던 겨울이 됐다.
먼저 주목받은 지도자는 역시 올해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윤정환 전 강원FC 감독(51)이었다. 지난해 강등 위기를 겪었던 강원을 단숨에 준우승으로 이끈 윤 감독이 시장에 나왔다. 윤 감독이 50% 이상의 연봉 인상을 약속한 강원과 재계약을 거부하자 이미 그 이상의 제안을 내놓은 구단이 있다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이정효 광주FC 감독(49)이 새로운 팀으로 떠날 수 있다는 전망은 지도자 변화가 필요한 구단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2부에 머물던 광주를 1부로 끌어 올렸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무대의 강호로 바꿔놓은 인물이다. 큰 돈을 쓸 수 없는 시민구단의 현실에 좌절한 그는 작은 연못에서 더 큰 무대로 뛰어들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김은중 수원FC 감독(45)도 연쇄 이동 가능성을 부추겼다. 김 감독은 부임 첫 해인 올해 수원FC를 강등권에서 5위로 끌어 올리면서 주가를 높였는데, 구단과 재계약으로 마찰을 빚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자연스레 세 지도자가 어느 팀으로 떠날지가 큰 관심사였다. 올해 창단 첫 2부로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가 그 중심에 있었다. 인천은 이 감독에게 먼저 감독직을 제안했으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김 감독과 윤 감독을 순서대로 만나 협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윤 감독이 인천의 지휘봉을 잡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K리그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 현대가 연쇄 이동 가능성을 잠재웠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전북은 올해 정규리그를 10위로 마친 뒤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간신히 1부에 잔류했다.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던 전북이 이 감독과 미팅을 가졌다는 소식이 공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이 감독이 전북 지휘봉을 잡는다면 연쇄 이동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북이 국내에서 검증된 지도자가 아닌 ‘빅 네임’을 원하면서 상황이 틀어졌다. 전북은 거스 포옛 전 그리스 축구대표팀 감독(57)을 영입했고, 나머지 감독들도 기존 팀에 잔류하는 쪽으로 상황이 정리됐다.
김 감독이 수원FC와 2026년까지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발표됐다. 원래 김 감독 개인보다는 단년 계약을 맺었던 코칭스태프 처우 문제가 이적설의 시발점이라 입장차를 좁히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이 감독도 광주와 2025년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이 감독이 광주에 남으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우승 도전도 탄력을 받게 됐다.
두 지도자가 잔류하면서 1부 12개팀에서 지도자가 바뀐 팀은 단 2팀이다. 전북이 포옛 감독을 데려왔고, 강원은 윤 감독의 빈 자리를 정경호 수석코치(42)의 내부 승격으로 채웠다. 군팀인 김천 상무도 정정용 감독(55)이 군무원 신분을 1년 더 유지하기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겨울이 어느 때보다 싱거운 겨울로 막을 내리게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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