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청구서 밀려드는데…불확실성 더 커지는 韓경제
'연말 특수'는 커녕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트럼프발(發) 청구서' 대응에 전력을 다해도 모자란 시점에 느닷없이 날라온 '계엄 청구서'에 한국 경제가 갈 길을 잃은 형국이다.
△대만 자취안지수(+28.85%) △홍콩 항셍지수(+16.63%)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15.78%)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5.65%) △중국 CSI300 지수(+14.64%)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 성적표와 대비된다. 아시아태평양 주요 11개 주가지수 중 올해 증시가 하락한 건 한국과 인도네시아(자카르타종합지수, -2.42%)가 유이하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장중한때 1460원대를 돌파하는 등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경제시스템은 정상 가동 중'이라는 정부 설명과 달리 최근 정치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수습 절차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정부 기대와 달리 정치적 불확실성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후보 3인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즉시 임명 절차를 밟는지 여부를 보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을 결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절차에 즉각 나서지 않으면 같은 날 오후 혹은 27일 오전 중 탄핵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 경우 탄핵안 표결은 이르면 28일 늦어도 30일 본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에 하나 한 권한대행 탄핵이 현실화하면 정부조직법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이어받아야 한다. 계엄 이후 타격을 받은 국내 경제를 수습하기도 바쁜 최 부총리가 국정 전반을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단 의미다.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절차를 밟더라도 정치적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른바 '쌍특검법'(내란 일반특검법·김건희여사 특검법) 공포 혹은 거부권(재의요구권) 문제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한국 경제는 병들고 있다. 정부 역시 내년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2%)에 못미치는 성장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하방 리스크로 인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불가피한데 잠재성장률을 소폭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가 공식적으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행(1.9%)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계엄·탄핵 정국 속 내수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상계엄 여파로 연말 특수 마저 사라지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과 4개월 전 '성장의 슈퍼스타'(세계은행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 : 중진국 함정' 보고서)라는 극찬을 받았던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해외 시선도 우려로 변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당장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엔 변화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계엄 사태 이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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