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에 안심? 3주 만에 중도층서 與 25%→13%, 野 35%→46%로
‘尹 방어‧계엄 옹호‧탄핵 지연’ 프레임 부담…‘조기 대선’ 앞두고 딜레마
도로 친윤당 논란에도 “박근혜 때와 달리 지지율 낙폭 적어” 안도 분위기도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이런 난장판에도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 지지율이 30%에 육박하고 있다. 박근혜 탄핵 때 지지율 4%와는 판이하게 다르게 (국민들이) 좌파들의 집단광기에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4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 추이를 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일 이후 약 3주 간 집계된 국민의힘 지지율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견고한 모습이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보수 결집'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선거의 '캐스팅보터'인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민심과는 크게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3주차 조사 결과(23일 발표) 국민의힘 지지율은 29.7%로 나타났다. 50.3%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과는 무려 20%포인트(p)의 큰 격차를 보였지만, 3일 계엄 이후 3주 연속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국민의힘 내 안도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3주차 조사(20일 발표)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나타났다. 48%인 민주당과 '더불 스코어'로 벌어졌지만,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로 고전했던 8년 전과 견주면 나름대로 선방한 수치다.
이처럼 과거와 비교해 지지율 낙폭이 크지 않은 데에는 '탄핵 트라우마'로 인한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권성동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등 '친윤'(親윤석열)으로 지도부를 개편하며 내부 결속을 강화했다.
권 원내대표 등 친윤 인사들은 연일 "분열은 공멸이다" "계엄은 잘못됐지만 '이재명 정권'은 안 된다" 등의 논리를 앞세우며 '집토끼'를 단속했다. 24일 비대위원장에 또 다른 친윤계 권영세 의원을 지명한 것 역시 이 같은 지지층 결집 행보로 읽힌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집토끼'에 몰두하는 지난 3주여 동안 '중‧수‧청'으로 일컬어지는 '산토끼'의 이탈은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했다.
한국갤럽 기준 계엄 직전 11월4주차 조사와 지난 12월3주차 조사를 살펴본 결과, 중도 성향 응답자 사이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5%에서 13%로 12%p 급락했다. 그 사이 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은 35%에서 46%로 9%p 올라 양당 간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3주 사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12%p(33%→21%) 인천‧경기에서 7%p(28%→21%) 각각 하락했다. 민주당과 한 자릿수 격차로 열세하던 국민의힘 수도권 지지율은 민주당과 2배 이상 격차로 멀어졌다.
국민의힘이 오랜 기간 구애를 펼쳐 온 청년 민심도 싸늘했다. 계엄 직전 조사에서도 20대 19%, 30대 23%로 저조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20대 15%, 20대 19%로 더욱 식었다. 같은 기간 민주당의 20대와 30대 지지율은 각각 10% 이상씩 오르면서 40~50%대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펼쳐진 상황에서 중도 민심 회복은 국민의힘의 가장 큰 과제일 수밖에 없다. 전통 지지층이 팽팽히 결집하는 대선에선 중‧수‧청 표심이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이들의 이탈은 곧 '필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기 여권 지도자 선두를 달려 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축출되고 당 지도부가 친윤 권영세-권성동 체제로 꾸려지면서 중도‧외연 확장은 더욱 요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사법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중도층의 반감을 한층 끌어올리는 전략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이 같은 '반(反)이재명' 전략만으로는 중도 민심을 끌어올 수 없다는 회의론도 상당하다.
특히 윤 대통령과 선을 긋는 대신,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려는 듯한 '대통령 방어' 스탠스를 유지할 경우 민심과 더욱 멀어진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전날 MBC에 출연해 "탄핵 심판이 지연되면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내란을 옹호하는 것으로 의심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그 다음 치러질 선거에서 회초리 맞을 것을 곤장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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