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태균, 윤 입당 전 인터뷰부터 김 여사엔 이태원 참사 대응 자문
[앵커]
경남 창원에서 중소 여론조사 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명태균 씨.
그의 이름이 정국을 뒤흔들기 시작한 건 석 달 전,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터입니다.
명 씨는 자신을 선거에서 판을 짜는 '마케터', '그림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까지 언급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KBS는 검찰이 확보한 명씨의 황금폰에 저장된 윤 대통령 부부와의 통화 내용 이외에 메시지 내용 일부도 확인했습니다.
명씨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며 핵심적인 역할을 정황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먼저, 손원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석열 대통령.
넉 달 뒤 명태균 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를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언론사 인터뷰가 예정됐다며 답변서를 보내준 뒤 명씨에게 간략한 방향에 대해 조언을 구합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부터 이미 명씨의 자문을 받던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명씨와의 소통은 대선 경선 시기에도 이어졌습니다.
명 씨는 2021년 9월, 당시 윤석열 후보의 경남 방문을 앞두고 국민의힘 경남지역 국회의원 13명을 지지와 유보, 타후보 지지로 성향을 분류해 전달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와는 더 자주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태호, 최재형 등 정치인의 경조사 소식을 전하고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만날 때, 약속 일정을 전달하는 등 명씨가 가교 역할을 한 내용도 확인됩니다.
김 여사는 정치인과의 만남 때 대화 주제까지 물었습니다.
2021년 7월 김 여사는 당시 안철수 대표를 만나면 어떤 걸 질문할지 묻습니다.
이에 명씨는 당대당 통합 문제와 단일화 조언, 안 대표의 향후 정치행보 등이라고 답합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현안 때마다 김 여사와 소통한 명씨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 조사위원으로 전투력과 언론 플레이에 능한 의원들을 포진시켜야 한다고 조언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당이 대응해야 할 국정조사를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자문을 구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명태균/지난달 9일 : "대통령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거고 여사님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겁니다. 그걸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거 아닙니까."]
윤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담화에서 명씨가 많은 조력자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지만, 이번에 확인된 메시지에선 그 이상의 밀접한 관계일 수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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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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